제조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 증가율이 지난해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3년 기준 광업·제조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작년 광업·제조업 출하액은 1495조4220억원으로 2012년 보다 1.0%(15조2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도 481조7140억원으로 0.2%(9670억원) 감소했다.
제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업ㆍ제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외환위기(IMF) 때인 1998년 각각 1.4%, 2.4%의 감소세를 보인 이후 처음이다.
출하액의 경우 고무·플라스틱(4.7%), 자동차(3.3%), 식료품(2.4%) 등에서 늘었지만 철강(-8.2%), 석유정제(-7.3%) 등의 감소폭이 컸다. 부가가치는 석유정제(-11.7%), 철강(-9.8%), 조선(-3.8%), 금속가공(-2.1%) 등에서 줄었다. 이는 제조업의 86%를 차지하는 중화학공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각각 1년 전에 비해 1.5%, 0.8%씩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경공업은 전년보다 각각 2.3%, 2.7% 증가했다.
제조업 사업체당 출하액은 228억18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3%(7억7600만원), 사업체당 부가가치도 73억3300만원으로 2.5%(1억8900만원)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감소한 데에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정제가 부진했던 것과 국내외 공급 과잉,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한 철강 단가 하락의 여파가 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석유정제산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1년 전보다 7.3%, 11.7% 각각 감소했다. 철강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도 같은 기간 8.2%, 9.8% 줄었다. 이에 반해 전자산업, 자동차산업, 화학산업은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전년보다 늘었다.
지난해 종사자 10인 이상 광업·제조업 사업체 수는 6만5759개, 종사자 수는 28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4%(1524개), 2.9%(8만명) 증가했다. 사업체 수는 자동차(8.8%), 식료품(4.9%) 등에서 늘었지만 인쇄기록매체(-6.9%), 의복모피(-6.8%) 등에서 감소했다. 종사자 수는 자동차(7.7%), 기계장비(4.0%) 등에서 증가한 반면, 석유정제(-11.0%)와 의복모피(-4.3%) 등에서는 줄었다.
지난 30년간 제조업 부가가치 산업구조를 보면 섬유의복, 음식료·담배 등 노동집약적 업종에서 전기전자,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1983년에는 섬유·의복(17.6%), 석유·화학(17.1%), 음식료·담배(15.9%) 순으로 비중이 컸으나 지난해에는 전기·전자(30.1%), 석유·화학(14.8%), 자동차(11.5%)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