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있는데 자본금이 부족해 투자를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병원 침대용 식탁의 자동 승하강 장치를 개발해 지난 2월 특허를 냈다는 김흥섭(58·강원 춘천) 씨. 창업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4 창조경제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김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기술금융 특별전시관’. 전시관에서 투자상담을 받은 김 씨는 “기술의 가치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정부 21개 부·처·청과 전경련 등 11개 경제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창업진흥원, 벤처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14 창조경제박람회’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4일간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행사에 ‘기술금융 특별전시관’을 마련했다. 종합관과 투자존, 은행존, 평가존으로 이뤄져 있으며, 기술에 대한 평가와 투자, 대출 등 기술금융에 필요한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행사 첫날이다 보니 은행 대출상담이나 평가 의뢰는 적었다. 은행존의 경우 한 은행에 많아야 5~6건의 대출 상담에 그쳤다.
반면 투자존에서의 상담은 활발했다. 상담에 참여한 한 투자회사 관계자는 “기술이나 특허를 가진 분들의 경우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초기 개발자금이 부족한 경우 대출보다는 투자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다.
투자회사 관계자들의 눈에 비친 상담자들은 어땠을까. S투자회사의 투자매니저는 “은근히 건질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굴의 껍질에서 칼슘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한 한 회사를 지목했다. 기존 기술로는 4% 정도에 그쳤던 추출율을 가공 정도에 따라 최대 65%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상담자는 연매출 10억원 정도를 예상했으며 이를 위한 초기자본으로 7억원 정도를 원했다. 투자매니저는 “칼슘의 경우 화장품과 섬유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기 때문에 기술만 확실하다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기술금융 전시관을 찾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상담을 통해 또다른 돌파구를 찾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은행존에서 대출상담을 받은 오딘에너지의 김우태 본부장은 “에너지 관련기술 개발에 추가자금이 필요했는데 희망적인 답변을 들어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상담에 나선 한 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은 중소기업에게 좋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금융사에게는 또 다른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