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에서 긁은 카드 사용액이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쓴 카드 사용액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른바 ‘요우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외국인(비거주자)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32억7000만달러로, 2001년 1분기 관련 통계를 분기별로 집계한 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분기(29억1300만달러)에 비해서도 12.2% 확대됐다.
같은 기간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7.6% 늘어난 32억달러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서 내국인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을 머문 거주자를, 외국인은 그렇지 않은 비거주자를 의미한다. 외국 관광객은 비거주자로 분류된다.
특히 외국인이 한국서 결제한 카드 사용액이 한국인이 국외에서 긁은 카드 사용액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2008년만 해도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쓰고 온 규모의 35.5%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류 열풍으로 국내 관광객이 늘면서 이 비중은 2009년 50.1%, 2011년 53.3%, 2013년 80.7%로 급증하다가 올 3분기에는 처음으로 100%를 넘어선 102.1%를 기록했다.
이는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 국내 입국자수가 늘어난 가운데 50% 내외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24%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