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2위 증시에 올랐다.
중국증시 시가총액은 올 들어 33% 증가해 27일 기준 4조4800억 달러(약 4958조원)으로, 같은 날 4조4600억 달러를 기록한 일본을 제쳤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시총은 지난해 말 이후 3.2%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주가가 폭락했을 때 잠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바로 일본에 자리를 다시 내줬다.
경기둔화 불안에 중국증시는 지난 수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이런 우려는 지속됐지만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이어지면서 그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연초에는 1년 넘게 계속됐던 기업공개(IPO)가 재개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증시로 돌렸다. 하반기 들어 주가 상승을 이끈 원동력은 상하이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었다. 문호가 더 개방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여기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자제했던 중국 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또 27일에는 7월 이후 처음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중단했다. RP는 인민은행이 시중에서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목적에서 시행하는 공개시장조작수단이다.
더글라스 모튼 애비에이트글로벌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중국 주식을 계속 사두는 것이 좋다”며 “중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연말에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부양책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도 중국증시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산유량을 감산하지 않고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급락해 배럴당 68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은 유가가 1% 떨어질 때마다 22억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항셍자산운용의 다이밍 펀드매니저는 “시장 분위기가 매우 좋아 중국증시가 큰 조정을 맞을 것 같지 않다”며 “유가 하락은 기업의 비용을 뚜렷하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전체 경제와 시장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24% 올라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증시 토픽스지수도 올해 7% 올랐다. 다만 일본증시 시총은 엔저로 인해 달러로 표시되는 시총에서는 감소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올 들어 10% 떨어졌다.
중국증시는 여전히 일본증시보다 저평가됐기 때문에 오를 여지가 더 많다는 평가다. 상하이종합지수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5배로 토픽스지수의 15.9배를 밑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