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 “전라노출 부담? NO! 소속사 대표에 너무 하고 싶다고…” [인터뷰①]

입력 2014-11-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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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의 배우 이유영(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때 늦게 찾아온 봄에 언 물이 녹듯 인생은 세차게 흘렀다. 절망의 끝에 선 비범한 조각가에겐 삶에 대한 애착과 회한 따윈 없었다. 그리고 스러져가는 육신에 남아있던 예술혼은 고되기만 한 일상에 짓이긴 범인(凡人)으로부터 다시 꽃피웠다. 엷은 수채화 풍경처럼 펼쳐지는 스크린에 한 신예 연기자가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영화 ‘봄’의 배우 이유영(25)을 21일 인터뷰했다.

“시나리오를 항상 읽어요. 회사에 이만큼 쌓이거든요. ‘봄’ 시나리오에 꽂힌거에요. 다른 시나리오를 읽을 때 안 그려졌던 그림이 ‘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확 그려졌고, 제 모습을 떠올리면서 읽었지요. 민경이란 인물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1989년생으로 올해 26세인 이유영은 ‘봄’을 통해 데뷔했다. 168cm의 큰 키에 길쭉한 팔다리, 이국적인 카키빛 눈망울이 매혹적인 이유영은 극중 폭력과 노름을 일삼는 남편과 사는 1960년대 여인 민경으로 분했다. 그녀는 아내 정숙(김서형)의 제안으로 거액의 생활비를 받고, 조각가 준구(박용우)의 누드모델이 된다. 단아한 이목구비, 군살 없이 가녀린 몸매로부터 물욕이 아닌 그저 가족을 지탱하고자 하는 여인의 마음이 비쳤다.

“1960년대라는 시대 배경 속에서 저는 (민경이란 인물의 행동이) 이해가 됐어요. 남편에 맞고 살면서도 계속 사는 이유는 사랑하니까 이해하는 것도 있겠지만, 민경이 같은 경우 내가 지키고 먹여 살려야 할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도망치는 건 모를 것 같고, 그렇다고 해서 내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하는 건 한없이 힘들어지니까 물 흐르듯 살려고 한 것 같아요.”

▲영화 '봄'에서 민경 역을 맡은 배우 이유영(사진=스튜디오후크)

베트남전에 참전한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그의 죽음을 지켰던 전우가 들이닥쳐 의도치 않는 동거를 시작했다. 모델료로 받은 돈을 노름판에 쏟아 붓는 남편의 의심과 폭력에 준구와 정숙을 만나 웃음을 찾아가는 민경의 희망은 자꾸만 가로막혔다. 스스로의 것으로 온전히 주체적일 수 있는 곳은 오직 준구와의 작업실뿐이었다.

“노출 부분은 마지막 일주일에 몰아서 찍었어요. 제겐 부담이 아니라, 기다려지고 빨리 찍고 싶은 마음이었죠. 작업실이란 민경에게 유일하게 행복한 장소고, 유일한 탈출구기 때문에 저 역시 그 장면을 어서 찍고 싶었답니다.”

거친 삶의 여인에서 누드모델로 탈바꿈하는 민경 캐릭터를 위해 전라 노출을 피할 수 없었다. 이를 대하는 신예 이유영의 태도는 이미 준비된 프로로서 마음가짐 그 자체였다.

“제 몸을 조근현 감독님이 완벽히 보시진 않았기에 ‘만일 현장에서 보고 마음에 안 드시면 어떻게 하지’란 사소한 걱정 외에 부담은 없었습니다. 먹지 못 하고 힘들게 사는 시골여인치곤 피부가 몹시 좋거나 처녀 몸매가 티가 나는 정도라 사실감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본 정도지요.”

▲영화 '봄'의 배우 이유영(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이유영 “스물 다섯, 제일 예쁠 때 아름다운 화면에 간직하고파”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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