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16년 만에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장중 6.5% 폭락한 53.86루블까지 하락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이다. 루블 가치가 이같이 곤두박질 치는 배경에는 유가 하락세가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지난해 러시아 세입의 절반 이상이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출에서 나왔다. 유가는 지난 6월 중반부터 40% 가까이 떨어졌다.
유가 하락과 맞물려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는 현재 상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해결과제로 남게 됐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권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BOR)은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내년 러시아 경제가 ‘제로(0)’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장중 배럴당 68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