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습기 1위 업체인 위닉스가 올 3분기 처음으로 적자전환을 기록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올해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제습기 시장이 당초 기대보다 확대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제습기 의존도가 컸던데다, 대기업 등 경쟁사들의 공세도 한 몫을 했다.
2일 위닉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3분기 106억1179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56억216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위닉스가 분기 기준으로 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액도 급감했다. 올 3분기 위닉스의 매출액은 355억87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당기순손실도 102억2894만원에 달해 위닉스의 3분기 실적은 사실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위닉스의 부진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제습기는 보통 습한 장마 기간에 잘 팔리지만 올해의 경우, 20년 만의 마른 장마로 인해 판매량이 저조했다. 주력제품인 제습기 의존도가 높은 위닉스로선 피해가 막심할 수 밖에 없다. 당초 올해 제습기 100만대 판매,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했던 위닉스는 예상치 못한 날씨의 반격에 고꾸라졌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팽창한 제습기 시장을 보고 달려든 대기업들과 중견 경쟁사들의 경쟁 심화도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날씨 영향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쟁하는 업체들만 많아지니 기존 1위 업체라도 쓰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위닉스는 최근 경영 쇄신에 들어간 상태다. 그동안 많이 지출됐던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고 기타 부분에서도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외주를 줬던 홍보 분야도 내년부터는 대외협력실을 신설해 직접 챙기기로 했다.
위닉스 관계자는 “잘 나갈 때 대비를 못했던 부분에 대해 향후 미래를 위해 다시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1~2년 전부터 과다 지출됐던 비용들을 따져서 절감하고 있고, 내년도 사업계획도 보수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