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철(65) 전 대한병원협회장이 지난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공단노조는 “의료 공급자인 병원의 이익을 대변했던 인물이 건강보험료를 운용하는 공단의 수장이 되는 건 부적합하다”며 총파업 등 강경투쟁을 예고해 논란이 예상된다.
성 신임 이사장은 지난 10월 건보공단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임명됐다. 경남 거창 출신인 성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분당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장, 한국U헬스협회 회장, 대한병원협회 회장 등을 맡은바 있다. 복지부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복지부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독막로의 공단 본부에서 임명과 동시에 진행된 취임식에서 그는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 건보 재정 강화 등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앞으로의 공단 운영 방안에 대해 밝혔다. 그는 수가·약가 적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하지만 그의 이사장직 임명을 두고 난항이 예고됐다. 공단노조는 의료서비스 공급자 측인 병원협회 회장을 지낸 성 이사장이 공급자의 이익만을 대변할 수 있다”며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는 건 물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는 성 이사장이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를 지낸 이력을 들어‘낙하산’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건보공단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취임식 직전 취임식 장소인 본부 지하1층 강당의 입구를 봉쇄하고 그의 입장을 막는 등 강력하게 저지했다. 이 때문에 취임식이 한 차례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공단은 오후 4시 30분께 6층 회의실로 장소를 변경, 노조원의 출입을 막고 나서 기습적으로 취임식을 진행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참여연대 등으로 이뤄진 무상의료운동본부 역시 성명을 내고 “(성 이사장은) 병원산업의 이익을 위해 지난 10년간 건강보험과 대립했던 사람이고 일관된 영리병원 지지자”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같은 반대에도 성 이사장은 취임 직후인 2일부터 공식업무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겅보공단 관계자는 “(성 이사장이) 2일부터 정상 출근해 업무보고를 마쳤다. 공식 외부 일정도 진행하는 등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며 “현재 노조의 반대에서 대해서는 노조 측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들어볼 의지가 있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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