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 온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가 연내 1500억원을 영국 본사에 배당하기로 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금융은 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중간배당 계획을 논의해 확정할 예정이다. SC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이사회에서 적정 수준을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SC은행도 이사회를 열어 SC금융에 2500억원을 중간 배당하는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SC은행은 SC금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회사이지만, SC금융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SC금융 지분은 영국 SC은행 본사가 사실상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SC금융은 2010∼2013년 배당성향이 29.9∼83.8%에 달해 다른 국내 시중은행보다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2012년 당기순이익이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배당금은 오히려 2011년 810억원에서 2012년 1200억원으로 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실적 악화로 배당을 하지 못했으나 최근 1조원을 웃도는 배당금을 영국 본사에 송금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금융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SC은행은 이 같은 배당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금감원은 최근 SC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하면서 과도한 수준의 배당이 이뤄졌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금감원이 은행에 배당을 많이 하지 말라고 말할 할 수는 없다”면서“다만 고배당이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면 일정 부분 조치는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