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거래금지법 본격 시행]“신사임당을 모셔라” 개인금고 ‘열풍’

입력 2014-12-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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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5년간 판매 꾸준히 늘어…초저금리로 현금ㆍ골드바 보관 탓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4가 한 금고판매점에서 관계자가 금고를 점검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들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의 현실화와 세원 노출 우려로 인해, 은행보다는 개인금고에 돈을 넣어두는 경향을 띠고 있는 가운데 개인금고시장도 덩달아 활황을 맞고 있다. 뉴시스

“개인 금고가 이렇게 많이 팔리다니, 놀라운 현상이에요."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실명제법이 대폭 강화되면서 개인 금고시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 금고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4~5년 동안 꾸준히 개인 금고 판매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개인금고 판매 증가율은 상반기 114%, 하반기 93%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도 52%, 5월 이후 10월까지는 24%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금고 열풍이 5만원권 유통과 금 투자가 인기를 끈 시점에서 나타났다”면서 “5만원권으로 화폐 부피가 줄어 개인금고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열풍이 식을 만할 때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실명제법이 시행돼 판매율을 견인한 것 같다”고 밝혔다.

5만원권의 회수율은 현재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화폐 발행량 중 5만원권 비율은 70%를 넘어섰다. 또 5만원권 회수율은 지난 3분기 19.9%로 최근 5년내 최저치다. 5만원권의 연간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서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지난해 48.6%로 급락했다.

개인 금고 열풍은 지난 2009년 2월 기준금리가 2%대로 떨어진 이후 5년 8개월 만에 다시 2%대로 금리가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서울 중구 한 시중은행 PB(개인자산관리)는 “저금리 시대에 정기예금이나 적금조차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인 경우도 많다”면서 “여기에 금융실명제가 강화되면서 차명계좌를 통해 세테크를 하려는 움직임도 뚝 끊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산 노출을 꺼리는 자산가들은 현금이나 골드바 형태로 자산을 보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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