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 징계 위기에 처한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2일 성남시청 율동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했다.
2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구단주는 "연맹이 상벌위원회 징계 회부를 결정했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구단주의 징계는) 최초의 일이다. 황당한 일이다. 심판에 대한 비평은 장소, 시기 불문하고 영구 금지라는 성역을 만들었다. 심판 비판 절대 금지 성역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YTN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정기 이사회를 열어 이재명 성남 구단주에 대한 징계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단주는 지난달 28일 SNS를 통해 성남이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오심의 피해를 자주 봤다며, 8월 17일 부산전과 9월 20일 제주전, 10월 26일 울산전 등을 오심 피해사례로 거론한 바 있다.
프로연맹 이사들은 SNS 상의 발언을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해석하고 “인터뷰에서 경기 판정이나 심판과 관련해 부정적인 표현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배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음은 이재명 구단주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1. 축구발전 가로막는 구조적 악습과 성역, 그리고 연맹의 부당징계 시도
연맹은 지난 29일 K리그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린 <성남FC, 꼴지들의 반란인가? 왕따된 우등생인가?>라은 저의 글이 연맹 경기규정 36조(경기 후 경기장에서의 인터뷰) 제5항(심판비평금지)을 위반했다며 지난 1일 구단주를 상벌위원회 징계회부를 결정했습니다.
구단주 징계시도는 축구, 야구 등 한국 4대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로서 황당하기 그지없는 처사이지만 저는 이번 일을 축구발전 가로막는 악습을 개선한느 계기로 만들고자 합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에서 공평한 기회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축구발전의 촉매로서 성남FC가 사는 길이자, 축구팬이 축구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길입니다.
2. 공정한 경기운영만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스포츠가 되는 길입니다
스포츠의 본질은 경쟁이고 공정한 룰과 경기운영에 의해서만 진정한 경쟁이 보장됩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지적과 비평은 개선의 밑거름입니다. 프로축구 심판도 실수할 수 있으며 끊임없는 지적과 비판, 자성과 능력향상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판정에 대한 비판금지는 경기운영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비평금지를 무한확장 시키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납니다.
3. 한국 프로축구에만 있는 '심판 비평 절대금지 성역'은 없어져야 합니다
연맹은 경기규정 36조(경기 후 경기장에서 의무적 인터뷰 실시) 제5항(심판 비평 금지) 즉 "경기 직후 경기장내 인터뷰에서는 판정이나 심판과 관련해 부정적 언급이나 표현을 하면 안 된다. 공식인터뷰 외에 대중에게 공개된 어떠한 통로를 통한 언급이나 표현도 같다"
는 조항을 근거로 심판비평은 '경기 직후 경기장'에서 뿐 아니라 장소 시기 불문 영구 금지라며 '심판 비평 영구금지 성역'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위 조항은 '경기 직후 경기장에서의' '공식인터뷰 기타 공개적인 방법으로' 하는 심판비평을 금지하는 것일 뿐입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조문의 위치나 편제, 표현방식, 규정의 목적 등에 비추어 '경기 직후 경기장 내 인터뷰와 그에 준하는 공개발언'에 한정됩니다.
2) 프로축구에서만 '장소시기불문 영구적 판정비평 금지'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3) 연맹 상급단체인 AFC나 FIFA의 규정에도 이런 '성역 조항'은 없습니다.
4) '영구적 심판 비평 절대금지'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 위헌입니다.
5)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라면 경기운영에 대한 합리적인 비평이나 비판을 허용하는 것이 경기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감시와 비판이 봉쇄된 '성역'은 부당한 권위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고 부정이 싹틀 소지를 제공합니다.
성역이 존재하면 공정하고 투명한 경기운영은 물론 건전한 축구발전을 담보할 수 없기에 성역을 없애고 공정한 게임의 룰이 작동되게 해야 합니다.
4. 연맹의 징계시도에 대한 입장
성남FC의 구단주이자 성남시장인 저는 연맹의 부당한 시도에 대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가칭)프로축구발전위원회 등 축구를 사랑하는 시민모임의 결성과 활동을 지원하겠습니다.
가. 사상 최초의 구단주 징계시도를 성남FC와 100만 성남시민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성역과 연맹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합니다.
연맹 경기규정은 '심판 비평 절대금지'를 정한 것도 아니고 만약 그런 뜻이라면 헌법과 상식은 물론 FIFA, AFC 규정에도 반한 무효입니다.
저는 상벌위원회에 당당히 출석하여 부당한 '성역'의 폐지를 요구할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가 강행된다면 소송은 물론 헌법소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심판 비평 영구금지'라는 해괴한 성역을 없앨 것입니다.
나. (가칭)프로축구발전위원회 같은 축구를 사랑하는 팬과 국민들의 자발적 단체활동을 지원하겠습니다.
프로축구 발전을 염원하는 축구팬과 국민들이 단체를 결성하며 제3자적 관점에서 경기운영 모니터링, 비교 분석, 감시 비평 등의 역할을 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구단이 할 수 없다면 국민과 팬들이라도 나서 악습과 폐해를 없애야 합니다.
5. 프로축구의 발전과 성남FC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성남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축구계의 염원을 따라 구단을 인수하여 성남FC를 창단했습니다.
창단 첫해에 FA컵 우승과 K리그 9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축구명가의 자존심을 이어가게 된 것은 시민의 참여와 선수의 피땀 그리고 팬의 열성 덕분입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으로 모두에게 기회와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시민구단의 모범을 만들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2015년 리그에서 상위권 성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선수들은 안정적 환경에서 ACL에 출전해 한국축구의 위상을 제고할 것입니다.
이는 정치에서 독립된 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선수선발과 운영, 민주적 리더십이 가져온 소중한 성과이며 성남FC는 시민구단의 새 전형으로 한국축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투명한 축구환경조성에 연맹이 전향적으로 함께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든다"는 신념으로 성남FC가 축구계의 우뚝 선 모범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성남FC는 성남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