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연말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 나눔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사랑의 온도탑’이 모습을 드러냈고, 구세군 냄비도 등장했다. 현재 방송 중인 사랑나눔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의 기부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랑나눔 프로그램은 1997년 10월부터 방송된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KBS가 함께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각계각층의 스타들이 출연해 어려운 이웃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ARS모금 동참을 이끌었다.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사랑의 리퀘스트’의 모금액은 830억 7,117만6487원이다.
EBS도 1998년 ‘효도우미 0700’을 시작해 2010년 ‘나눔 0700’으로 이름을 바꾸며 16년 간 사랑나눔 프로그램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나눔 0700’의 김평진PD는 “‘나눔 0700’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어린이, 장애인, 사회 취약계층 등으로 후원대상을 확대했다”며 “아동, 미래, 자활 세가지 기준을 가지고 후원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눔 0700’은 201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약 27억 원을 모금해 440여 가족을 지원했다. 김PD는 “올해는 사건사고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콜수가 작년에 비해 23%정도가 늘었다”며 “사무실에 후원 문의를 하시는 분들 중 대체로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SBS는 2003년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하 ‘세가여’)을 방송해왔다. ‘세가여’는 월요일에는 지역아동센터 레벨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화요일에는 환아 의료지원 모금을 방송한다. ‘세가여’ 역시 기부현황이 작년과 크게 차이는 나지는 않았다. ‘세가여’ 김태현PD는 “도움을 드리면서 그분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힘을 얻고 용기를 얻고 행복을 얻는다”며 “시청자분들께서도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외에도 소외되고 어렵고 힘드신 분들을 도울 수 있는 기부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MBC는 ‘함께 사는 세상 희망 프로젝트-나누면 행복’(이하 ‘나누면 행복’)을 2010년부터 방송 중이다. ‘나누면 행복’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형태의 기부사례를 소개하며 숨어있는 기부자들과 국내외 각지에서 사랑을 전하고 있는 이들의 삶을 알리고 있다.
기부 프로젝트는 파급력과 인기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MBC ‘무한도전’이 있다. MBC 기부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4년(2010년∼2014년 9월)간 총 27억 3577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간 MBC 전체기부금 45억8830만원의 60%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올해에도 ‘레이싱 특집’을 통해 이미 2억원을 기부했으며, 지난달 27일부터는 달력 예약판매를 진행 중이다. ‘무한도전’은 매년 연말 달력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도 달력 1만부를 한정판으로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소외계층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JTBC 주현태 홍보마케팅 과장은 “ ‘비정상회담’이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달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 ‘비정상회담’ 달력판매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은 방학 중 끼니를 거르는 빈곤 소외 아동들의 급식을 지원하는 사업에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상회담’ 달력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국인 장위안은 “달력 수익금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