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불카드가 꾸준하게 발급되고 있지만,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 구축은 정체상태에 빠져 결국 현금카드 이상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또한 직불카드가 이처럼 현금카드 기능밖에 못하고 있어 현금카드의 100% IC카드전환은 결국 ‘수치상의 오류’라는 지적이다.
22일 은행계에 따르면 금년 9월말까지 신규로 발급된 직불카드의 매수는 은행별로 최소 10여만매 이상 발급되고 있다.
주요 은행별 직불카드 발급매수는 우리은행 27만매, 신한은행 20만매, 외환은행 14만5000매 등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직불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직불카드는 물론 현금카드 매수에 대한 데이터를 갖지 않고 있다.
직불카드와 체크카드는 예금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카드다. 그러나 직불카드와 체크카드는 이용하는 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른 방법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지만, 직불카드는 신용카드와는 다른 단말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직불카드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직불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은 약 300만개에 이르고 있지만, 직불카드 가맹점은 30만개로 신용카드 가맹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직불카드보다 체크카드가 여러 면에서 기능이 앞서기 때문에 직불카드 가맹점의 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직불카드는 사실상 현금카드 기능 역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의 보완성을 높이기 위해 2008년까지 전 카드를 IC카드로 전환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 방편의 하나로 현금카드의 경우 지난 2005년 말 100% IC카드로 전환을 완료했다.
그러나 사실상 현금카드 기능밖에 못하고 있는 직불카드가 지속적으로 발급되고 있어 현금카드의 IC카드 전환 100%는 수치상의 오류에 빠져 있는 셈이다. 또한 은행들도 IC카드 발급에 따른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어서 신규 통장 개설자에게 현금IC카드 대신 직불카드 발급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현금카드 및 신용카드와 달리 직불카드의 IC카드 전환 일정은 특별히 잡지 않고 있다. 2008년 완료시점까지만 마무리 하면 된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IT감독팀 관계자는 “IC카드 전환을 위한 작업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적으로 현금카드의 전환시점을 지난해 말로 완료한 것”이라며 “직불카드의 경우는 특별한 전환 진행 계획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2008년 모든 카드를 마무리할 때까지만 끝내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금감원도 현금카드 100% 전환 완료라는 사실상 수치의 오류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