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3일 김 회장이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달 말 빅딜이 이뤄진 이후 2~3차례 출근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5시께 퇴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건강은 괜찮다”면서 삼성 4개 계열사의 인수가 성사된 것에 대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삼성 노조의 반발에 대해서는 “삼성에서 잘 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16일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건강상태 악화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병원을 오가며 재판받았다. 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극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지난달 말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모두 채우며 복귀를 준비했다.
재계에서는 앞서 최측근인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의 경영기획실장 복귀와 4년여 만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비롯해 이번 삼성그룹과의 빅딜 성사가 김 회장의 현업 복귀에 신호탄이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의 대표이사직 복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유죄 판결 확정 직후 ㈜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을 따르는 ㈜한화는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고 1년이 안 지난 사람이 제조업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는 등의 관련법을 적용받는다. 이에 김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김 회장은 현재 대주주 지위에만 있어 계약체결 등의 능력은 없어 법적 규제가 없는 한화그룹 회장이라는 지위로 활동을 재개한 셈이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은 김 회장이 5년 이상 기다리지 않고 대표직에 복귀하는 방법은 사면이다. 김 회장은 앞서 2007년 9월 보복 폭행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고 ㈜한화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특별사면을 받아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전례가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특별사면을 서민생계형 범죄자에 한정하고 있어 성탄절이나 설 특사에 과연 기업인을 포함할지 재계의 이목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