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은 유가가 40달러까지 하락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의 투자 프로그램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액화천연가스와 심해 채굴 등 거대 프로젝트 투자는 유가가 40~120달러에서 움직인다는 전제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엑손모빌의 수용 가능한 유가의 바닥이 어디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설명하고 “저유가 시대는 정유업계가 모든 부문에서 기본으로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확대 등 외형적인 부문보다는 보유 현금과 사업성 등 펀더멘털이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 불고 있는 ‘셰일붐’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틸러슨 CEO는 “소규모의 비전통적인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를 맞아 원유생산시장의 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원유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좋은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도 있다”면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2015년부터 금리를 올리는 등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갈 경우, 저금리에 의존해 자금을 차입하고 있는 셰일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틸러슨 CEO의 발언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조치 이후 국제유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OPEC은 지난달 말 각료회의에서 산유량을 하루 3000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OPEC의 결정 이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6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유가는 5년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6월 고점에서 40% 가량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