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 2세 프로골퍼, ‘별’ 볼 일 있을까 [오상민의 현장X파일]

입력 2014-12-0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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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정운의 딸 고아라, 안재형 자오즈민의 아들 안병훈, 조창수 조혜정의 딸 조윤지. (KLPGA, 뉴시스)

안재형(49), 조혜정(61), 김준환, 김호철(이상 59). 이들에겐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과거 스포츠 현장을 호령하던 스포츠 스타였다 점이고, 또 하나는 프로골퍼 자녀를 둔 부모라는 점이다.

‘탁구 커플’ 안재형ㆍ자오즈민(51) 부부의 아들 안병훈(23)은 지난 2009년 아시아인 최초 US아마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기대주다. 지금은 유러피언 챌린지(2부)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전 감독대행 조창수(65)와 왕년 배구스타 조혜정의 두 딸은 모두 프로골퍼다. 첫째 딸 조윤희(32)와 둘째 딸 조윤지(23·하이원리조트)다. 조윤희는 지난 2012년 시즌을 마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무대를 떠났고, 동생 조윤지는 올해 상금순위 16위로 마감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아들 김준(26)은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프로골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해태 왕조’의 중심 타선을 지킨 김준환의 딸 김상희(32)는 KLPGA투어 멤버다.

이외에도 많다. 김용희(59)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아들 김재호(32), 축구스타 고정운(48)의 딸 고아라(24), 프로골퍼 최광수(54)의 아들 최형규(27) 등도 남녀 프로골프 무대를 누비는 골프 선수들이다.

이처럼 스포츠 스타 2세에 프로골퍼가 많이 배출된 까닭은 타고난 운동신경과 스타 부모 곁에서 어렵지 않게 골프를 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선망의 직업이어서 부모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들에게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별’ 탄생에 대한 의문이다. 스타 부모들의 명성에 비해 초라한 성적과 낮은 인지도는 슈퍼스타의 슈퍼주니어 탄생을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헝그리정신 실종과 지나친 기대감이 원인이다. 시대가 변했어도 불변의 스포츠 이론이 있다. ‘경기력=헝그리정신’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스타 자녀들에게는 근성은 있지만 끈기가 없고, 끼는 있지만 깡이 없다. 패배해도 돌아갈 집과 의지할 부모가 있는 사람과 돌아갈 곳도 의지할 부모도 없는 절박한 사람의 경기력은 근본적으로 같을 수가 없다.

자녀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기대감은 흥미 반감의 원인이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운동인데다 기술적으로도 민감한 운동인 만큼 담당 코치만 믿고 의지하는 일도 쉽지 않다. 더구나 부모가 골프를 모르는 것도 아니다. 바로 그것이 운동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리고 부담감은 키우는 원인이다.

사글세방에서 꿈을 키운 신지애(26), 스폰서 없이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신화를 이룬 김미현(37). 이들의 공통점은 156㎝의 단신이지만 헝그리정신으로 똘똘 뭉친 시대의 정복자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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