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경매진행건수와 낙찰건수 등 주요경매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4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올해 11월 전국 경매지수(주거시설, 업무 및 상업시설, 토지, 공업시설 전체)를 분석한 결과 진행건수, 낙찰건수,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수 등 주요 경매지표 모두에서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주요지수를 살펴보면 낙찰가율은 71.9%로 전월 대비해 △0.4%p소폭 하락했고 평균응찰자수도 4.0명(전월 4.1명, 전년동월 3.7명)으로 전월대비 소폭 하락했다. 낙찰률도 35.0%를 기록해 전월대비 △2.9%p하락했으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평균인 35.9%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매 진행건수는 1만4542건, 낙찰건수는 5085건으로 경매통계자료가 축적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상승곡선이 하락 하긴 했지만 지난 5년간(2009년~2013년) 평균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낙찰가율이 3.7%p 높은 편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연말 비수기에 들어서기 때문에 다음달까지 일정 부분 숨고르기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비수기가 끝나는 새해부터 주요 경매 지수의 반등이 있는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주의해서 볼만한 점은 진행건수 및 낙찰건수 등 전체 법원경매물건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경매개시 결정이후 첫 경매에 이르기까지 보통 4~6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봤을 때 2014년 봄 전세대란 이후 신규 물건 감소가 현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9.1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 상승, 전세란 등으로 인한 실수요자 유입 등으로 인해, 경매 낙찰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재경매 물건도 감소하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란 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진행건수 감소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진행 건수가 계속 줄어들어 양질의 경매 물건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권역별로 나눠보면 낙찰가율은 수도권 72.3%로 전달에 비해 0.5%p 상승했으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방은 71.4%로 △1.7%p 하락하며 넉달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낙찰가율이 지방 낙찰가율 보다 높게 나왔다. 수도권의 경우 평균응찰자수가 4.6명으로 전달에 비해 △0.3명 감소했고 지방의 경우 전달과 동일했다.
수도권 및 지방 모두 진행건수가 전달에 비해 각각 852건, 301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낙찰률도 모두 하락했다. 특히 수도권·지방 모두 올해 평균보다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겨울 비수기에서 오는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전반적인 시장 침체의 전조가 우려되고 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낙찰가율이 주거시설은 83.0%, 업무 및 상업시설은 64.5%, 토지는 67.1%, 공업시설은 71.4%로 주거 및 토지, 공업시설 등은 전달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반면 업무 및 상업시설은 전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4%p하락하면서 전체 낙찰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토지의 경우 전달에 비해 낙찰가율이 1.9%p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응찰자수도 0.4명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낙찰가율이 두 달 연속 상승하면서 그동안 얼어붙어있던 토지 시장이 본격적인 해빙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업무 및 상업시설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달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였지만 하락하면서 시중 투자 자금이 아직까지는 상업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 확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토지의 경우 장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차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다소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11월 법원경매 낙찰 물건 중 응찰자수가 가장 많이 몰린 물건은 제주도 서귀포시 신효동 감정가 2900만원대 350㎡ 규모의 과수원으로, 60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367%인 1억 655만원 낙찰됐다. 도로와 인접해 있으며 식재되어 있는 감귤목도 경매에 모두 포함돼 있는 점, 면적이 1000㎡미만으로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농업경영계획서 작성없이 농업취득증만 있으면 농지소유가 가능한 점 등이 장점으로 작용해 다수의 낙찰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신효동 과수원 이외에도 제주도 애월읍 전 2필지, 애월읍 대지 1필지, 남원읍에 과수원 1필지 등이 전국 응찰자수 상위 10건 중 5건에 제주도 토지 물건이 포함되어 있다. 낙찰가율 역시 210%에서 357%까지 감정가의 두 세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제주도 토지에 대한 높은 관심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11월 법원경매 물건 중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인근에 감정가 299억3628만원대 임야로, 지난 4월 10일 첫 경매에 붙여져 3회 유찰된바 있으며 11월 25일 응찰자 2명이 경합해 181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토지 총 면적은 5만9335㎡에 용인-서울간고속도로구간 서수지I/C 서측인근에 위치한 토지로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보기 힘든 대규모 토지다. 여기에 수지 구도심지 및 수원, 서울 등대도시와 접근성이 양호하고 3회 유찰 등으로 인해 낙찰가 기준 3.3㎡당 100만원 내외 저렴한 가격 등으로 인해 낙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경남 양산시 병원, 창녕군 계성면 공장, 강남구 삼성동 빌딩, 경기도 광주시 학원, 제주도 서규포시 호텔 등이 11월 들어 100억원 이상 낙찰된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