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티저널(WSJ)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걸프만의 국가들이 특정 목표가격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하락한다 해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우디는 물론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60달러 수준의 유가는 용인할 수 있다는 것에 뜻을 모은 것이며 동시에 사우디가 유가가 더 떨어져도 단기 내에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모두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이날 배럴당 67.38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69.9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6월 중반 이후 4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사우디가 배럴당 60달러의 유가를 용인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은 미국의 공급 급증으로 인한 원유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만 해도 OPEC 관계자들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은 주요 생산국들을 패닉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베네수엘라의 감산 제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OPEC 회원국인 러시아가 감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감산 합의가 무산됐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