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내년초, 부양책 재평가”...QE 기대 무너져 증시 약세

입력 2014-12-0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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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연내 전면적 QE 시행 불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블룸버그

유럽중앙은행(ECB)의 연내 전면적 양적완화(QE) 시행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마친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위원회는 내년초 현재 통화정책의 효과를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현재 경기부양책은 ECB의 재무제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 2012년 수준으로 재무제표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는 이와 함께 최근 유가 약세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앞서 금융권의 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들였으며, 시장의 관심은 회사채와 국채를 매입하는 전면적 QE 시행 여부에 쏠렸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제시했다. 2015년에는 1.0%, 2016년에는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05%로 동결했다. 예금금리는 현행 마이너스(-)0.20%로, 한계대출금리는 0.30%로 각각 유지했다.

이에 따라, ECB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내린 이후 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셈이 됐다.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은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경제전문방송 CNBC는 평가했다. 시장은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드브라더스해리먼 외환 투자전략 부문 헤드는 “최근 드라기 총재가 밝혔던 위급함은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많은 시장참가자들은 국채 매입을 포함한 추가적인 부양책을 원했다”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전문가들은 ECB가 유로존의 침체를 막기 위해 국채 매입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 주요 증시는 이날 오전장에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0.5% 하락하는 등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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