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내분사태의 책임론이 일고 있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연임을 포기하고 내년 3월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KB금융 사외이사 퇴진을 LIG손보 인수 승인 조건으로 내건 만큼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IG손보 인수계약 종료를 불과 3주일 앞둔 상황에서 자회사 편입 승인권을 쥐고 있는 금융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8명의 KB금융 사외이사는 윤종규 회장 및 임원진과 확대경영전략위원회를 열고 LIG손보 인수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일 사외이사들은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사외이사들은 ‘지배구조 개선안’ 카드까지 꺼내든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결국 연임 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이사진 가운데 올해 새로 임명된 김명직, 신성한, 조재호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경재 전 의장은 지난달 21일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과 동시에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사회 ‘좌장’인 이 의장이 물러나고 임영록 전 회장의 선임부터 해임을 결정해 온 5명의 사외이사도 연임을 포기하면서 LIG손보 인수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요구했던 임 전 회장 해임, 사외이사 사퇴 등이 모두 충족된 만큼 승인을 미루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 맺은 KB금융과 LIG손보 간 주식매매계약은 올 연말 만료된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KB금융이 LIG손보를 경영할 능력이 충분한지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를 중심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부분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LIG손보 편입에 대해 논하는 것은 이르다”며 “사외이사 거취와 더불어 조직 전체적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24일 인수 유무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