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대중문화상 시즌] 대중문화상, 상이냐? 쓰레기냐?

입력 2014-12-05 10:39 수정 2014-12-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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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드라마ㆍ음악, 연말 시상식 줄이어…수상자 선정 놓고 ‘갑론을박’

“임지연!”“박유천!”“손예진!”“최민식!”“명량!”…

11월 2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51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속속 수상자와 수상작이 호명될 때마다 “상 받을 만 하지” “저건 아닌데, 저 배우는 상 받을 만한 활약을 하지 못했는데”라는 수상자에 대한 관객과 시청자, 전문가의 엇갈린 반응들이 쏟아진다. 김수현은 지난 10월 1일 ‘2014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서 SBS드라마‘별에서 온 그대’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고, 조인성은 11월 15일 ‘2014 에이판 스타 어워즈(APAN STAR AWARDS)’에서 SBS드라마‘괜찮아 사랑이야’로 대상을 수상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처럼 올 한해를 결산하는 영화, 방송, 음악 등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이 속속 열리고 있다.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 수상자나 수상작을 보면 올 한해 대중문화 판도를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대중문화 시상식이 외국인 한류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며 한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12월 들어서는 대중과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BS, MBC, SBS 등 방송 3사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린다. 청룡상을 비롯한 영화상, 골든디스크 어워즈를 비롯한 대중음악상 시상식도 속속 개최될 예정이다. 물론 백상예술대상, 서울드라마 어워즈, 멜론뮤직 어워즈, 대종상, 대중문화예술상, 딤프어워즈 등 다양한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이 개최돼 수많은 수상자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상이란 어떤 상이건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에게 주어져야지, 공정하지 않으면 상을 받는 사람에게도 모욕이며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작가 김수현이 한 방송사 연기대상 시상식 직후 날렸던 시상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올해도 수많은 대중의 입을 통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상식에서의 가장 큰 문제인 수상자 선정에 많은 문제를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상은 다른 상과 달리 큰 의미를 담보하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상은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음악 등 대중문화 상품과 연예인, 스타에 대한 품질·명성, 실력, 가치를 공적으로 인증(reputation)해 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대중문화상은 방송, 영화, 음악, 엔터테인먼트 상품이 상업성으로만 치닫는 데에서 초래되는 병폐와 문제, 부작용을 완화시키며 문화작품의 완성도와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대중성과 인기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연예계에서 연기력과 가창력이라는 연기자와 가수의 본원적 실력과·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상황을 만들어 연예계와 대중문화계 그리고 대중문화의 질적 도약을 꾀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상은 홍보 효과에서부터 시청자·관객 동원, 문화상품 소비 증가, 명성과 경쟁력 확보까지 다양한 효과와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의 대중문화상은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대중문화상의 홍수가 하나의 원인이다.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중문화상의 본질과 가치를 간관한 채 단순히 대중의 눈길을 끄는 스타들이 참여해 홍보효과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경쟁적으로 대중문화상을 신설하면서 상의 권위가 실종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문화상의 권위와 역할을 무력화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수상자 선정이다. 상의 취지와 실력에 부합한 수상자가 아닌 주최 측과의 이해관계에 따르는 수상자 선정 등 공정하지 못한 수상자 선정과 공동 수상자 남발, 나눠 먹기식 수상, 젊은 신세대 스타들의 방송 출연을 위한 보험용 수단으로 수상활용, 특정 연예기획사와의 관계유지용도의 시상 등으로 대중문화상의 권위뿐만 아니라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상자가 축하가 아닌 비난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고 대중문화상이 쓰레기 취급당하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대중문화상의 의미와 역할을 무력화시키는 주체는 바로 방송사 등 시상식 주최자, 시상을 후원하는 단체나 업체, 연예기획사와 연예인들, 심사위원 등 다양하다. 다양한 대중문화상 심사를 한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상 심사를 할 때 수상 명목에 부합하는 진정한 수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은 주최 측과 스폰서의 입장 고려나 수상자 시상식 참석여부, 연예기획사 영향 등이다. 이런 것들이 공정한 심사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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