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일본 화장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반면에 국내 화장품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Ⅱ가 이달 들어 면세점 일부 제품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가격은 기존 171달러에서 167달러로 4달러(2.3%) 내렸다.
회사 측은 환율(엔저)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고 밝혔지만, 2년 동안 엔저 현상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고가 정책을 고수했던 만큼, 가격인하는 판매하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Ⅱ는 롯데면세점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내국인 매출 ‘빅5’ 브랜드에서 밀려났고, 백화점에서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다른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세이도와 슈에무라도 백화점 개편 시기마다 매장 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월 온라인·통신판매 중단을 선언했던 오르비스는 내년 2월 한국법인을 청산한다. DHC는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사업을 접었다.
일본 화장품 수입 규모도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2012년 약 2억1926만 달러(약 2389억원)에서 지난해 1억8065만 달러(약 1968억원)로 줄었다. 2010년 21.1%였던 수입액 증가율도 원전사고가 터진 2011년 4.56%, 2012년 -3.78%, 2013년 -17.6%로 역신장했다.
반면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화장품 소매판매액(간접세 제외)은 전분기 대비 10.3% 증가한 4조1696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으로 첫 4조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