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생명보험사의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82.7%, 25회차는 66.6%로 집계됐다. 손해보험회사는 13회차 81.3%, 25회차 63.5%를 각각 나타냈다.
보험계약 유지율이란 최초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1년 뒤 얼마나 계약을 유지했는지 나타내는 비율로 가계자금 사정을 단편적으로 알려준다. 생보사의 경우 보험 가입 2년차에 10명 중 3.4명꼴로 보험을 해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손보사의 10년이 지난 연금저축의 계약 유지율 평균은 46.68%로 가입자 둘 중 한 명은 이미 해약한 상태다. 10년 유지율이 70%를 웃도는 영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손보사별로는 한화손해보험 ‘행복한노후연금보험’의 10년 계약유지율이 35%로 가장 낮았고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흥국화재의 주요 연금저축보험 상품도 40% 이하의 10년차 유지율을 기록했다. 일부 손보사의 특정 상품이 70~80%대 유지율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지만 판매 중인 대다수의 상품이 50%대 이하의 유지율을 거두고 있다.
경기가 어려우면 보험계약 유지율이 떨어지고, 괜찮으면 보험계약 유지율이 올라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매달 10만원대의 보험상품 보험금을 내거나 은퇴 후 혜택을 위해 매달 20만~30만원씩 납입하느니 차라리 적금을 깬 목돈으로 납입분을 당장 지출해야 하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보험사를 통해 대출을 받는 보험가입자들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6월 말 현재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137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1조9000억원(1.4%)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 잔액은 보험계약대출(2000억원)과 주택담보대출(1000억원) 증가 등에 기인해 4000억원(0.5%) 늘어난 8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위해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대부분 중도 해지되고 있고 당장 내야 할 보험금마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계약 유지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세제 지원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