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근의 거리와 사연들] 사업기간만 10년, 고양 한류월드…현주소는?

입력 2014-12-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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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 대화동과 장항동 일대에 조성 중인 한류월드는 사업 발표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황량하다.('다음' 지도 )

'겨울연가','대장금' 등 미디어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패션, 뷰티, 음악, 출판, 식음료까지 확산 중입니다. 지역적으로 아시아에 국한됐던 것도 이젠 옛말이 될 정도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출판·방송·광고·게임 등 콘텐츠산업 매출규모가 케이팝 등 한류열풍에 힘입어 2020년에는 올해보다 31.6% 늘어난 최대 9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류가 미래 먹거리로도 '전도유망'하다는 것이죠.

그만큼 우리 정부나 지자체들도 한류 관련 콘텐츠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복합 한류 콘텐츠 단지를 만들고 있죠. 이 가운데 특히 가장 큰 규모로 한류 관련 사업이 시행된 곳은 고양 한류월드 사업입니다.

고양 한류월드 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경기 고양 장항동과 대화동 일대 부지 99만4756㎡에 공공자금 7300억원, 민간 4조8900억원 등 모두 5조6260억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복합엔터테인먼트 단지입니다. 테마파크, 호텔, 방송미디어시설, 업무시설, 상업시설, 복합시설, 수변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 발표 후 10년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공사는 완성단계이지만, 대부분 부지는 허허벌판입니다.

▲2017년 사업 완료 예정이지만, 한류월드 내 시설들 대부분은 착공조차 들어가지 못 했다.(사진=한류월드)

부지별로 사업 현황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용지별 사업성에 따라 말이죠. 민간 기업들의 투자, 혹은 사업성 인식이 필요한 부분에선 사업이 '지지부진'한 반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경우 진척이 있습니다.

그나마 호텔, 업무시설 등의 사업은 예상대로 진행 중입니다. 경기 북부, 고양과 파주 일대에 숙박 시설이 턱없이 모자라 사업자들의 투자가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투자처가 된다는 것이죠. 6개의 호텔 용지 가운데 MVL킨텍스호텔(377실)은 이미 설립됐고, 두 곳도 호텔건립을 앞두고 있습니다. 나머지 부지도 착공 예정입니다. 공공자금이 투입된 업무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완공된 빛마루와 착공을 앞둔 EBS 디지털 통합사옥이 그 예입니다.

이외의 나머지 시설들은 제대로 시작조차 못한 곳이 태반입니다.

도심형 상업시설을 짓는 2구역 8만3220㎡과 테마파크를 짓는 1구역 28만2352㎡ 등 민간사업자들 중심의 사업 구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답보상태입니다. 2구역은 경기도와 사업자 간의 법정 공방에 휘말리기도 했죠.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돼 개발이 연기된 곳도 있습니다. 지난 2012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야심 차게 발표한 K-POP 아레나 공연장이 그 예이죠. 이곳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민자 적격성 평가에서 경제성 분석 결과가 평균 이하로 나왔습니다. 사업성이 낮다는 것이죠. 문광부 측은 기본 계획을 다시 수립해 KDI 타당성 검토를 또다시 받을 계획입니다.

한류월드 내 9만8000㎡ 부지에 조성 중인 복합시설 사업(한류 MICE 복합단지) 역시 순탄치 않습니다. 애초 한국관광공사와 경기도가 함께 사업을 진행키로 했으나 지난해 12월 한국관광공사가 내부 사정을 이유로 투자계획을 무기한 철회했기 때문이죠. 이에 지난 8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직접 나서 해당 사업 홍보를 나서기도 하고 있습니다.

애초 한류월드의 계획은 2017년 완공이었습니다. 한류 열풍과 함께 이곳을 새로운 성장동력의 메카로 만들기 위함이었죠. 그러나 사업 발표 후 10년. 아직 황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사업 완료까진 3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일부는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입니다.

과연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수조원대의 복합단지가 예정대로 완성될 수 있을까요. 하루빨리 사업의 윤곽이 잡히길 기대해 봅니다. 적어도 한류 열풍이 뜨거울 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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