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원유 팔아치운다?...유가 5년만에 최저치

입력 2014-12-09 01:32 수정 2014-12-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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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업계, 원유 선물 매수 확대 이후 매도 전환 가능성...모건스탠리 “브렌트유, 내년 43달러 갈 수도”

국제유가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헤지펀드업계가 최근 원유 선물을 대거 매수한 뒤, 본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에 대한 투기세력의 순매수포지션(net-long position)은 지난 2일까지 일주일 동안 14% 증가했다. 이는 2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같은 기간 순매도포지션은 15% 감소했다.

브렌트유 선물에 대한 순매수포지션 역시 같은 기간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매도세가 대거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가격은 9.7% 빠졌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9.9% 하락했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상품 투자전략 헤드는 “매수포지션의 청산이 현재 유가의 단기 리스크”라며 “이에 따라 유가는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과잉공급을 이유로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롱슨, 엘리자베스 볼린스키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가 오는 2015년 배럴당 7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 98달러에 비해 30% 가까이 끌어내린 것이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3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등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내년 2분기에 과잉공급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며 하반기까지 유가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반등에 나서더라도 3분기에 배럴당 48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OPEC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유가는 지난 2009년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OPEC의) 개입이 없다면, 시장은 심각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투자기관 역시 유가의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악재가 겹치면서 유가는 이날 급락세를 지속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오전장에서 3% 넘게 빠지며 배럴당 67.5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NYMEX에서 WTI 역시 2% 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64.10달러까지 빠졌다.

유가 하락으로 정유업종의 주가 역시 약세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전 11시 현재 엑손모빌이 1.8%, 셰브런은 3.4%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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