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부행장과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올해 유독 은행장 교체가 많았고, KB금융 사태로 인해 사외이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뿐만 아니라 부행장, 사외이사 인사에서도 윗선 줄대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어디까지 개입할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가 급부상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손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외환 등 시중은행의 상당수 임원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은행은 8일 12명을 승진 시키는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이 유임됐고, 김종원(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 김옥정(리스크관리본부장), 이동빈(여신지원본부장), 손태승(글로벌사업본부장), 유점승(HR본부장) 등 5명이 부행장에 선임됐다.
하나은행은 김병호 은행장 직무대행(부행장), 함영주 부행장, 정수진 부행장, 황종섭 부행장, 김영철 부행장, 이영준 부행장 등 모든 임원의 임기가 오는 31일까지다. 외환은행 역시 이현주 부행장, 추진호 부행장, 신현승 부행장, 오창한 부행장 등 임원의 임기가 오는 31일 끝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들 인사와 관련해 변수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은 13명의 부행장 중 임영진, 김영표, 이동환, 임영석, 서현주 부행장 등 5명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농협은행도 10명의 부행장 중 이신형, 이영호, 이정모 부행장 등 3명이 이달중 임기를 마치게 돼 대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홍완기 부행장만 이달 말 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새로 취임한 만큼 인사폭이 커질 수 있다. 박지우 수석부행장, 정윤식 전략본부장,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은 금융당국의 징계까지 받은 상태다.
금융권 사외이사들에 대한 물갈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이 KB 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사퇴'를 해 대거 공석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추진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담아 사외이사 임기를 모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로 정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3월 말 주총 때 사외이사 10명 중 8명, 신한은행은 6명 가운데 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지주는 7명 중 4명, 하나은행은 6명 중 4명, 외환은행은 6명 중 5명의 임기가 내년 3월 주총 때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