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영화 ‘상의원’ 감독, 조선시대 패션이 궁금하세요? [스타에세이]

입력 2014-12-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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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석 감독입니다. 지난 2012년 ‘남자사용설명서’로 관객을 만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이번에 들고 온 신작은 사극 ‘상의원’입니다. 영화를 제작하기 전 궁에 있는 왕과 왕비의 옷은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의원’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조사해 보니 상의원이란 공간은 천민이 양반이 될 수 있는 곳이며 왕, 왕비 사이에 가장 가깝게 있었던 기관이었어요.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현재 연예인들의 패션이 유행을 주도하고 우리가 그들의 옷을 따라하는 것처럼 궁의 상의원에서 패션이 시작되고 유행을 선도했다는 상상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상의원’의 가장 큰 매력은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등 매력적인 신구 스타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이에요. 한석규 선배는 ‘상의원’의 시나리오 초기 단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배우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면서 TV를 통해 항상 봐왔던 배우였기 때문에 이전부터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고수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예요. 캐스팅 전 고수와 함께 술을 마셨는데 생전 보여주지 않던 미소를 지어보였어요. 그 모습에 반했습니다. ‘백만불짜리 미소’였어요. 박신혜는 20대 여배우 중 대표주자죠.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감독님이 지금 20대 여배우 중 앞으로 시대가 바뀌어도 중년까지 쭉 갈 수 있는 여배우가 박신혜라고 말해줬어요.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박신혜를 예의주시했습니다. 무작정 만나서 출연해달라고 부탁했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감사했습니다. 유연석이 ‘상의원’의 왕 역할을 맡았는데요. 처음 기획 단계에서 외로운 왕을 찾았어요. 사적으로 갈비찜을 먹는 자리에서 갑자기 유연석이 외롭게 보였어요. 그때 ‘이 친구가 외로울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면에 숨겨진 외로움을 발견하고 주저없이 캐스팅을 제안했습니다.

‘상의원’은 사극으로 역사의 한 장면을 다루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고 있어요.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온 어침장 조돌석(한석규)과 궐 밖에서 옷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고수), 궁의 최고 권력 왕(유연석)과 왕비(박신혜) 등 4명이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어요. 특히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느끼는 두려움은 영화가 사극의 장르를 표방하지만 모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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