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UNICEF)가 올해를 그 어느 때보다 ‘잔혹한(brutal)’ 해로 규정했다.
8일(현지시간) 유니세프는 “전 세계 2억3000만 명의 아이들이 분쟁에 휘말렸고 이라크, 남수단, 시리아,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등 주요 분쟁지역의 1500만 아동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등지의 어린이들은 쉽게 잊혀져 무관심에 방치됐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집행이사는 “이렇게 많은 어린아이가 잔혹함을 겪은 적이 없다”며 “2014년은 수백만 명의 어린아이에게 끔찍한 한 해였다”고 지적했다. 레이크 집행이사는 “어린아이들이 교실에서 공부하거나 잠을 자는 도중에 살해되거나 부모를 잃어 고아가 됐으며 납치, 고문, 징집, 성폭행 등을 당했고 심지어 노예로 팔렸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2300만명의 어린이가 폭력적 분쟁에 휩싸인 국가나 지역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국가(IS) 세력이 퍼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어린이들이 심각한 폭력에 방치됐고 시리아에서는 730만여 명, 이라크에서는 270만 명의 어린이가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8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장세력간 50일에 걸친 전투가 끝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5만4000명의 어린이가 집을 잃었고 사망자 2000여명 가운데 538명이 어린이였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 1년간 1만명의 어린이가 무장세력에 징집됐고 이 중 430명 이상이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됐다. 이는 작년보다 3배 많은 수치다.
1년 동안 전쟁이 지속된 남수단에서는 5세 이하의 23만5000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이며 32만명이 난민생활을 하고 있다. 남수단 무장단체들은 약 1만2000명의 어린이를 강제 징집했다. 또 전 세계를 공포로 떨게 한 에볼라바이러스로 수천 명의 어린이가 부모를 잃었다. 에볼라 피해가 가장 심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에서 약 500만 명의 어린이가 학업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