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그리스발 재정위기 공포 재점화...주식ㆍ채권시장 패닉

입력 2014-12-10 08:04 수정 2014-12-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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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27년만에 최대폭 하락...3년물 국채 금리 사상 최고, 디폴트 우려 확산

그리스의 정국 혼란이 심화하면서 재정위기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폴트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연립정부는 구제금융 조기 졸업이 힘들어지자 대통령 선출을 2개월 앞당기는 도박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연정은 앞서 이달 말 구제금융에서 벗어난 뒤 내년 2월 대통령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외채권단이 구제금융 조기 졸업을 반대하면서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그리스가 강수를 뒀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무장관들로 구성된 유로그룹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을 2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사마라스 총리는 대통령 후보로 스타브로스 디마스 전 외무장관을 지명했다. 디마스 전 외무장관은 신민당 부대표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을 역임한 인물이다.

사마라스 총리는 전일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와 회동한 뒤 에반겔로스 메이마라키스 국회의장에게 오는 17일 대통령 선출 1차 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스 헌법은 대통령을 의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1차 투표에서 300명 정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가결된다.

1차 투표에서 부결되면 2차 투표를 5일 뒤에 실시하게 되고, 2차에서도 실패하면 3차 투표를 통해 정원의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마무리된다.

만약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연정이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 2차 투표가 부결되고, 3차 투표도 실패하면서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채권단에 채무 탕감을 요구하며 긴축에 반대하는 제1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집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를 다시 재정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로 그리스 아테네증시의 ASE지수는 이날 13% 폭락했다. 이는 지난 1987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블룸버그는 아테네증시가 27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은 ‘믿기 힘들(unbelievable )’ 정도라면서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도 출렁였다. 그리스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182bp(1bp=0.01%P) 치솟으며 8.29%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10년물 국채 금리를 처음으로 웃돌았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7월 2017년 만기 국채를 평균 3.5%의 금리에 발행했다. 10년물 금리는 88bp 오른 8.13%를 나타냈다.

잔루카 지글리오 선라이즈브로커스 채권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채권 금리의 역전은 좋지 않은 신호”라며 “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스 악재로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2.14% 급락하는 등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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