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자력 조 1위 순위 놓친 레버쿠젠, 3년전 악몽 딛고 8강행 이룰까?

입력 2014-12-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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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쿠젠' '챔피언스리그 순위' '손흥민'

(사진=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10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의 소속팀 바이어 레버쿠젠이 벤피카 리스본을 상대로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 2위의 순위로 16강에 올랐다.

승리할 경우 조 1위의 순위를 자력으로 확정지을 수 있었던 레버쿠젠이다. 하지만 벤피카와의 경기 이전 이미 조 2위 이상의 순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만큼 무리하지 않은 선수 기용을 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슈테판 키슬링과 함께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주말 15라운드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상대해야 하는 만큼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의 성격이 강했다. 손흥민과 키슬링 외에도 지난 14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의 맞대결과 비교하면 웬델, 틴 예드바이, 라스 벤더 등 총 5명의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일단 레버쿠젠으로서는 조 2위 이상의 순위를 확정지으며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만큼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자력으로 조 1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조별라운드 1위팀과 2위팀이 16강에서 대결하는 대진 구성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는 각 조 1위팀이 2위팀과 대결하는 방식이다. 조별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팀이나 동일한 국가 리그에 속한 팀과는 만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레버쿠젠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파리 생제르맹과의 대결에서 각각 0-4와 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1-12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더욱 아픈 기억도 있다. 당시에도 레버쿠젠은 첼시에 밀려 조 2위로 16강에 올랐지만 강호 바르셀로나를 만나 1-3, 1-7로 쓰라린 패배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당시 레버쿠젠은 조별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첼시에 앞서 조 1위의 순위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경기 전 이미 최하위의 순위로 탈락이 확정된 헹크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기에 조 1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헹크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쳐 승점 1점 차이로 첼시에게 조 1위 자리를 내줬고 결국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헹크전 승리를 거두지 못한 레버쿠젠으로서는 대가가 컸던 셈이다.

올시즌 레버쿠젠의 상황은 2011-12 시즌 당시와 매우 비슷하다. 자력으로 조 1위가 가능했지만 막판 2위로 밀려나며 16강에 진출했다. 그 결과 올시즌 역시 다른 조 1위를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대진운이 작용하는 만큼 어느 쪽이 나을지는 대진추첨이 끝나야 알 수 있다.

일단 A조부터 D조까지의 순위가 확정됐고 E조부터 H조까지는 아직 마지막 경기 일정이 남아있다. 하지만 16강 맞상대 팀의 윤곽은 이미 어느 정도 나온 상태다. 현상황에서 레버쿠젠이 16강에 만날 가능성이 있는 팀들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혹은 바르셀로나), 첼시, 포르투 등 5개팀 중 한 팀이다.

아틀레티코와 레알은 A조와 B조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고 E조부터 H조는 아직 경기가 남아있지만 E조는 바이에른 뮌헨, G조는 첼시, H조는 포르투 등이 각 조 1위를 확정지었다. F조만 마지막 경기인 파리 생제르맹과 바르셀로나간의 맞대결을 통해 순위가 가려지게 된다. 일단 파리 생제르맹은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유리한 상태다.

C조 1위를 차지한 모나코는 레버쿠젠과 같은 조였고 D조 1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E조 1위 바이에른은 레버쿠젠과 같은 분데스리가 소속인 만큼 16강에서는 만나지 않는다. 결국 조 2위로 밀려나면서 우승 후보들을 만날 가능성이 대거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포르투 정도를 제외하면 레버쿠젠이 상대하기 쉽지 않은 팀들인데다 포르투 역시 챔피언스리그 단골 출전팀인 만큼 결코 만만하게 볼 수는 없는 상대다.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해도 유벤투스나 아스널 혹은 파리 생제르맹이나 바르셀로나 중 한 팀 등과 맞붙을 수 있는 만큼 결코 손쉬운 대진을 낙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해볼만한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레버쿠젠이 자력으로 조 1위의 순위를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눈 앞에서 놓친 것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일단 대진추첨이 끝나야 알 수 있게 된다. 눈 앞에서 조 1위를 놓치며 바르셀로나와 같은 강호를 만났던 2011-12 시즌의 반복이 될지 혹은 당시와는 달리 조 1위는 놓쳤지만 16강의 벽을 통과하며 8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결국 대진추첨과 그에 따른 16강 경기를 모두 마친 후에나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레버쿠젠이 마지막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 이상에 올랐던 것은 무려 2001-02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레버쿠젠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고 사상 초유의 트리플 러너업을 기록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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