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강점이 가져다 주는 삶의 몰입

입력 2014-12-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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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LTE급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획일화된 가치관과 자아 소외, 점점 거칠어지는 경쟁 속에 대한민국은 웬만해서 불안과 열등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가 됐다. 맹목적 입시경쟁에 내몰린 청소년, 스펙쌓기에 청춘을 빼앗긴 대학생, 좁아진 일자리로 불안한 성년기, 늘어난 수명으로 혼란스런 중장년기 등 어느 세대 할 것 없이 진지한 삶의 성찰과 생애 설계가 절실한 우리 사회다. 삶의 설계는 “나란 누구인가?”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아 정체성의 핵심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와 “나는 무엇을 지향하는가?”에 있다. 진정한 삶의 성공은 강점과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에 특히 나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 강점을 내 삶의 구조 속에 배치시키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수세기의 인간 개발의 역사는 우리의 발전이 약점을 보완하는 데에 있다는 인식에 기초해왔다. 건강을 알기 위해 질병을 연구했고, 기쁨을 얻기 위해 슬픔을 이해했고 행복한 결혼을 늘리기 위해 이혼을 방지하려 애썼다. 그 결과 결함과 실패에는 예민한 눈이, 강점과 성공에는 둔감한 눈이 만들어졌다. 약점을 아는 것이 강점을 아는 것보다 정말 나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는가?

왜 우린 강점에 이리 소극적이 되었는가? 특별히 내세울 재능이 없다는 생각으로 강점 보기를 주저할지도 모른다. 강점을 부각시켜 자신감이 올라가면 자만에 빠질까봐 우려할 수도 있다. 하자를 찾아내 보완해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관리자 역할의 핵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강점을 소홀히 하고 약점에만 관심을 두는 것을 부지런하고 겸손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약점에 투자하는 것은 피해나 손실을 줄이는 소극적 수단일 뿐, 가장 큰 성공 가능성은 자신이 가진 강점에 있다.

한국 사람들은 직장에서 별로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 높은 몰입도를 보인 직원이 17%로 글로벌 평균 35%의 절반, 몰입과 비몰입 직원의 비율 1 대 2, 구성원 활력도 조사대상 52개국 중 51위, 근속기간 평균 5.5년으로 OECD 평균 10.7년의 절반. 한마디로 ‘영혼’ 없는 일을 하고 있다. “가장 잘하는 일을 직장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매일 얻느냐”에 “매우 그렇다”라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그런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데 집중하는 사람은 업무에 몰입할 가능성 6배, 자기 삶의 질이 높다고 볼 확률은 3배 높아진다고 한다.

강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재능은 타고난 능력이나 소질이다.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사고, 감정, 행동의 패턴이다. 공감, 경쟁을 즐김, 미래지향성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면 그건 재능이다. 재능은 가장 저항이 적은 시냅스의 결합으로써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일어나는 의사결정의 상황에서 우리 뇌는 이러한 연결성이 강한 시냅스로 부지불식간에 휘리릭 끌려간다. 이것이 재능의 힘이다.

재능만으로는 아직 강점이 아니다. 맡은 업무나 역할에 맞는 적절한 지식과 기술로 무장해야 비로서 강점이 된다.

중요한 건 재능을 사용할 때 우리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저절로 드는 유쾌한 감정은 재능을 계속 사용하려는 귀환 장치가 된다. 강점은 억누를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약점에 집중할 때는 활력이 나지 않고 도전도 느낄 수 없다. 새로운 도전은 이미 정복한 영역과 유사한 곳에서 이루어져야 학습 속도가 빠르다.

그렇다면 약점 영역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약점이 기술과 관련된 것인지, 지식의 부족인지, 재능이 안 맞는 것인지 알면 도움이 된다. 팀워크가 약한 사람의 경우, 공감 재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 자기 목표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그가 학습자의 재능이 있다면 팀내 학습부장의 역할을 맡아 함으로써 팀워크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약점을 정면으로 개발하려는 노력보다 가지고 있는 재능과의 연결성을 찾는 노력이 더 보상이 클 것이다. 학습 효과가 좋은 영역은 시냅스가 많이 연결된 영역, 즉 재능의 주변부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비극은 강점을 타고 나지 못한 게 아니라 가진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구본형의 시처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가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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