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복귀 가능성을 논하다 [오상민의 스포츠 인물사]

입력 2014-12-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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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김연아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5월 자신의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은반 위를 떠났다. (뉴시스)

“여왕이 돌아왔습니다. 김연아가 돌아왔습니다!” 배기완 캐스터의 목소리가 떨렸다. 김연아(24)의 마지막 스핀이 마무리되는 순간 캐스터의 떨리는 목소리가 전율이 되어 온몸을 휘감았다.

지난 2012년 3월의 일이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2년여 만에 복귀한 김연아는 다시 한 번 국민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당시 TV 중계를 맡은 SBS 배기완 캐스터는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며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그의 떨림은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김연아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한국인의 심장을 술렁이게 했던 걸까.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잠정 활동을 중단한 김연아는 은퇴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러나 은퇴와 복귀를 놓고 고민하던 김연아는 2년여 공백을 깨고 여왕 자리를 되찾았다.

무혈입성이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에도 불고하고 김연아를 능가하는 연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것은 2년 뒤 소치동계올림픽 결과를 예견했다. 김연아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던 국내 팬들은 다시 한 번 올림픽 금메달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연아의 복귀는 많은 것을 의미했다. 오직 김연아만 믿고 달려온 한국 피겨는 김연아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고, 한국 피겨의 ‘김연아 이전과 이후’를 생각하게 한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 팬들이 느낀 공허함이 컸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김연아의 모습을 보고 또 보고 싶었다. 피겨 불모지에서의 오랜 굶주림은 김연아를 향한 절박함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년 뒤, 김연아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선수로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다. 2년 전 느꼈던 공허함이 다시 찾아왔다. 김연아 은퇴와 함께 엄습할 암흑 터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6월 김연아의 수입이 1630만 달러(181억3800만원)라고 발표했다. 전 세계 여성 스포츠 선수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가 따낸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은 약 5조2350억원의 경제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본부)됐다. 지금은 은반 위가 아닌 CF계 스타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김연아=돈방석’이 떠오를 정도다. 김연아는 한국 스포츠사 100년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수 중 한 명이다. 100년 만에 찾아온 세기의 스타 김연아 덕에 한국 피겨는 오랜 기간 피겨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 면을 감안하면 김연아 경제효과는 결코 거품이 아니다. 하지만 그 엄청난 금액 속엔 한국 피겨(스포츠)의 ‘풍요 속 빈곤’이 녹이들어 있다. 단 한 명의 스타에 가슴 뛰고 설렐 수밖에 없는 비정상 사회를 대변한다.

“스케이트화를 다시 신는 게 끔찍했다” “한국에서 운동하는 게 너무 힘들다”라며 선수 시절 어려움을 토로했던 김연아가 은반 위에 다시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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