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스튜디오의 영화 ‘캡틴 아메리카3: 시빌워’에 스파이더맨이 포함될 뻔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해커들이 소니 영화사 주요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공개한 내용 가운데 이런 주요 논의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소니 영화사의 공동 회장인 에이미 파스칼은 물론 모회사 소니의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와 마블 모회사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 등 핵심 경영진 이메일이 모두 해킹됐다.
그 중 한 이메일에 따르면 파스칼은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마블이 ‘캡틴 아메리카3: 시빌워’에 스파이더맨을 포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니 영화사의 덕 벨그라드 사장은 10월 30일자로 파스칼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마블이 새로운 스파이더맨 3부작을 제작하는 대신에 소니는 창작물 통제권과 마케팅권, 배급권 등을 갖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는 사실도 나왔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결국 이런 논의들이 무산돼 소니가 아예 자체적으로 새 스파이더맨 3부작을 제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흥행에 실패해 소니는 당초 2016년 내놓기로 했던 3부를 2018년으로 미룬 상태다. 스파이더맨은 마블스튜디오의 핵심 캐릭터 중 하나다. 그러나 마블이 디즈니에 넘어가기 전인 1990년대 후반 소니 산하 컬럼비아픽처스가 스파이더맨 영화 판권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마블이 영화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어벤저스’와 ‘아이언맨’ 등 블록버스터들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소니가 스파이더맨 판권을 다시 마블에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