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 ‘물고문 183번’에 테러음모 거짓 자백

입력 2014-12-10 17:24 수정 2014-12-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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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심문을 받던 알 카에다 지도자가 고문에서 벗어나려고 거짓 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CIA의 고문 실태를 공개한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를 주도한 알 카에다 소속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는 물고문을 피하려고 런던 히드로 공항과 영국의 금융단지 카나리워프를 공격하려 했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

CIA 지도부는 파키스탄에서 무함마드를 체포한 2003년 3월 1일부터 고문 기술을 포함한 ‘강회된 심문 기술(enhanced interrogation techniques)’을 실시하도록 허가했다. 이에 CIA는 즉시 선진 심문에 돌입해 안면과 복부를 때리고, 잠을 재우지 않고, 몸에 물을 주입하는 등의 고문을 자행했다. 보고서는 고문에 앞서 다른 심문 기법을 사용해보려는 시도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함마드는 체포된 지 열흘 만에 처음 이른바 ‘워터보딩’이라는 물고문을 당한 이후 3년간 183차례 물고문을 받았다. 워터보딩은 대상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눕힌 다음 얼굴에 물을 붓는 행위를 말한다. 당시 CIA는 그의 실토를 기반으로 831건의 정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는 동기간 CIA 수감자 전체를 대상으로 작성한 보고서의 15%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상당수가 고문을 피하기 위한 거짓 자백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CIA는 또 무함마드에게 가상의 미국 공격 계획을 들려주고, 그가 거짓 정보를 확인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고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보고서는 “선진 심문의 대상이 된 수감자 39명 가운데 7명은 어떤 정보도 내놓지 않았고, 나머지는 고문을 받기 전에 중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선진 심문이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비효과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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