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수원 팔달산에서 발견된 토막시신의 가슴과 등 부위가 인위적으로 훼손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사건이 2년여 전 오원춘 사건을 떠오르게 하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토막시신 정밀 부검결과를 통보받으면서 부검당시 찍은 사진도 전달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신의 가슴과 등 부위가 훼손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실제로 시신의 가슴쪽은 근육과 지방 등은 그대로 있지만 피부 일부가 훼손됐고, 오른쪽 등 부위는 뼈가 보일 정도로 살점이 벗겨져 있었다.
앞서 경찰이 국과수로 시신을 인계할 당시엔 시신에 이물질이 묻어 얼어 있는 상태여서 육안으로 훼손 사실을 판별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장, 간 등 주요 장기가 사라진 시신의 상반신만 발견된 것으로도 충격적이던 이번 사건에 살점 훼손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2년여 전 오원춘 사건과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의 머리와 사지 등 시신의 나머지 부위와 주요 장기, 훼손된 상반신 살점 등이 발견되지 않은 터여서 범인이 시신을 100 조각 이상으로 훼손해 일일이 봉지에 담아 처리하려 했던 오원춘의 방식을 재연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과 오원춘 사건은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시신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은 있지만 훼손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또 이번 사건 시신을 보면 훼손 자체를 목적으로 했다기보단 범행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원춘 사건은 2012년 4월 1일 오가 수원시 지동에서 20대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