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과의 수십억弗 공동투자 호언장담한 안홍철 KIC 사장 머쓱해진 사연

입력 2014-12-12 09:40 수정 2014-12-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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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는 5일 발표 계획…그러나 여전히 깜깜 무소식

거물과의 수십억달러 공동투자를 지난 5일 발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머쓱하게 됐다. 공표 시점으로 못 박은 날이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기 때문이다. 거취 문제가 불안한 안 사장이 실적 압박을 느끼면서 무리한 공약을 내세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사장은 지난달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KIC 운용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사장 취임 일주년을 맞는 12월 5일 기사화하기 좋은, 깜짝 놀랄만한 공동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이뤄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공동투자 대상은 워런 버핏,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것은 물론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깜짝 놀랄만한 이로, 규모는 수십억달러가 넘는다”며 “합의는 다 봤으며 12월 5일 공개할테니 기다려달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12일까지 ‘신문사에서 탑으로 실을 것’이라던 공동투자 소식은 KIC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KIC 관계자는 “공동투자를 발표하겠다고 한 시점이 지나 저희도 궁금한 상황이다”며 “사장과, 내부에도 비밀리에 부쳐진 팀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진행이 잘 안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KIC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라면 시간이 조금더 걸리더라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안 사장이 불안감에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여야는 SNS 상에서 막말 파동을 빚은 안 사장의 사퇴 요구를 담은 합의문을 지난 4월 발표했으며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안 사장의 거취가 논란이 됐다. 대학 후배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 사장의 문제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혀, 여야가 가까스로 관련 논의를 일시 보류했다. 여기에 안 사장은 KIC에서 감사로 재직하던 2008년에 이뤄진 메릴린치 2조여원의 부실 투자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9월 출범식을 한 글로벌 공공펀드인 ‘크로사프’(CROSAPF)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추진력이 강한 그의 성향과 함께 하루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로사프는 중국의 CIC, 싱가폴의 테마섹 등 세계 굴지의 국부펀드와 연기금 30개 기관이 참여하며 운용자산규모가 5000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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