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입찰 결과 1300억 유로(약 178조원) 정도가 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ECB는 올해 마지막인 제2차 TLTRO 입찰 결과 발표에서 “고정금리 0.15% 조건에 306개 은행이 1298억 유로를 대출받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대출전망치는 평균 1480억 유로였다. 오는 2018년 9월이 대출상환 시한이다.
TLTRO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 6월 시장에 통화공급을 확대하고자 2016년 6월까지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일종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다. 디플레이션 위협이 지속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은행들에 싼 이자로 큰돈을 빌려주는 대신에 자금이 투입될 분야 등 융처 지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에서 TLTRO의 이름에 ‘목표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ECB는 이 정책을 통해 1조 유로 규모의 돈이 풀리기를 기대했으나 지난 9월 1차 때 대출된 826억 유로를 포함한 상황에서도 목표 달성은 미지수다.
예상을 밑도는 TLTRO 1차 2차 시행결과로 ECB가 국채매입과 같은 강력한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한층 더 받게 됐다고 비둘기파는 주장했다. 이는 2016년 6월까지 TLTRO의 입찰이 6차례 남았지만 기대만큼 대출되지 않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비둘기파는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돼 유럽이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1년과 2012년 대출자금 2570억 유로 정도가 내년 2월 상환되는 상황에서 ECB의 대차대조표 크기가 기대만큼 커지지 않고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도 비둘기파들의 양적완화 확장 요구의 근거다.
한편 독일 등 ECB의 주류 세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며 엄격한 양적완화를 앞세우는 매파 진영은 2차 입찰 결과가 ECB와 시장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