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 달성에는 용병의 힘이 컸다. 지난해 부진했던 밴덴헐크(13승4패, 방어율 3.18)는 팀의 1선발로 부활했고 마틴(9승6패, 방어율 4.78)도 기복 없는 투구로 삼성 마운드를 지탱했다. 나바로(타율 0.308, 홈런 31)도 배영섭의 입대로 생긴 1번타자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시리즈 기간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넥센 히어로즈 밴 헤켄은 역대 최고 ‘타고투저’ 시즌에서 승률 1위(0.769)를 기록하며 20승 투수가 됐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포스트 진출은 외국인 선발 3총사(찰리 쉬렉, 에릭 해커, 테드 웨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용병들이 주도하고 있다. 5일 기준 득점 톱10에 토종 선수는 귀화한 문태영(9위)이 유일하다. 고양 오리온스 길렌워터(평균 23득점), 서울 SK 헤인즈(평균 19.81점) 등 파괴력 있는 용병들이 코트를 달구고 있다. 골 밑도 외국인 선수들이 장악했다. 리바운드 톱10에 두 자릿수 평균 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서울 삼성 리오 라이온스(11.05), 울산 모비스 리카르토 라틀리프(10.10)를 비롯해 8명이 포진해 있다.
프로배구도 외국인 선수가 판도를 좌우하기는 마찬가지. OK저축은행은 괴물 용병 시몬의 활약에 우승 후보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초반 주춤했던 삼성화재는 레오가 제 기량을 회복하자 최강 팀의 위력을 회복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 재계약한 아가메즈가 무릎을 다치며 순위가 처졌지만 프랑스 용병 케빈을 영입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프로축구에서는 수준급 용병을 찾기 힘들었다. 큰 구단들조차 지갑을 닫으며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나마 있던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을 떠났다. 에닝요, 데얀 등 기량 좋은 선수들은 중국으로 팀을 옮겼다. 그나마 수원 산토스가 용병의 체면을 살렸다. 35경기에서 14득점을 올리며 이동국과 스테보(이상 13득점)를 따돌리고 득점왕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