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 가운데서 우리의 기호식품인 회를 먹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또 뙤약볕 아래서 초고추장을 찍은 광어회를 입안 가득 넣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 기업오너가 있습니다. 바로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인데요.
김 회장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이라크 건설현장을 방문, 우리 근로자와 현지 근로자 모두를 격려하고 돌아왔습니다.
그의 방문은 이달 경영일선에 복귀한 후 바로 이뤄져 임직원들이 깜짝 놀랐다고들 합니다.
그는 방문에서 한화건설, 협력업체 임직원, 외국인 노동자 대표를 초대해 한국에서 전용기편으로 공수(空輸)한 선물보따리를 풀었는데요. 선물은 무려 600인분의 잘 숙성된 광어회였답니다. 근로자들은 “사막에서 회를 먹게 됐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김 회장은 회식자리에서 격 없이 근로자들을 격려했다고 합니다.
김 회장이 복귀 후 첫행보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은 찾은 데에는 그룹 차원의 여러 상징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우선 한화건설의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사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지면서 주변국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또한 한화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부의 시공능력평가에서 당당히 10위권에 오른 것에 대해 김 회장이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특히 ‘한화=세계 최초, 최대’라는 등식에서 보듯, 비스마야 신도시의 공사 규모가 갖는 의미 일 것입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의 1830만㎡(550만평)의 부지를 닦아 하나의 거대 도시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견주자면 분당급 신도시를 사막위에 짓는 것이지요.
총 공사비 80억 달러가 투입되는 초대형 공사에 걸맞는 ‘세계 건설 역사상 단일 기업이 짓는 최대 규모 주택 공사’입니다.
이 곳에서 한화건설 직원 340명, 협력사 사원 304명, 외국인 근로자 6800여명 등 약 7400여명의 인력이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현재 10층 규모의 아파트가 속속 올라가고 있으며, 내년 6월 1400여 가구가 첫 입주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김 회장은 이번 방문일정에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사미 알 아라지 의장을 만나는 등 관계유지 및 새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 아라지 의장은 이라크 정국 혼란 와중에도 철수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한 한화건설에 고마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다.
김 회장의 이라크 방문은 2012년 7월 누리 알 말리키 당시 이라크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년 5개월 만인데요. 이번 방문에는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 올 10월 한화건설에 입사한 김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매니저가 동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