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가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중국위생계획생육위원회(생육위)가 담뱃세 인상을 추진 중이라고 11일(현지시간) 중국경제매체 차이징이 보도했다.
10일 생육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1월 중국 국무원이 입법예고한 ‘공공장소 흡연규제 조례안’을 설명하며 ‘담뱃세 인상’을 언급했다. 생육위가 발표한 ‘금연정책 기초 공약’의 제6조항에는 “담뱃세와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자 감소 효과를 기대한다”며 “동시에 미성년자 흡연자 수가 줄어들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인상계획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세계 최대의 담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흡연자는 3억명을 넘어섰다. 중국 보건당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의 흡연자 비율은 28.1%에 달하고 총 7억4000만명이 간접흡연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흡연으로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사람은 136만6000명으로 집계됐고 약 10만명이 간접흡연으로 발생한 질병을 앓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오홍원 생육위 대변인은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해 담뱃세 인상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 중국은 재정 및 세제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담뱃세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중국 정부는 담뱃세를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담배 회사들이 세금 인상분을 흡수하며 실제 판매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앞서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금연 규제안 초안에 따르면 중국 전역 공공장소에서 실내흡연은 일절 금지된다. 또 대학의 실외 교육공간, 운동장의 실외관중석 등 실외 금연구역도 지정됐다. 담배 광고, 판촉활동, 찬조행위 역시 금지했고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흡연장면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를 여길 시에는 최소 50위안에서 최대 3만 위안(약 542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온라인 상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자에게는 최대 20만 위안의 벌금이 부과된다.
야오 대변인은 “중국 보건당국은 새로운 벌금액이 다른 국가나 홍콩특별행정구와 비교했을 때 절대로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목적은 벌금 징수가 아니라 벌금 제도를 통해 야만적인 중국인의 흡연습관이 고쳐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인의 평균 소득이 증가하면서 담배에 대한 접근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고 중국 담배 가격이 세계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중국에서 금연 홍보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