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의 경영 고백… “중국 대신 베트남 택했다”

입력 2014-12-1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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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실패 인정 대안제시 이례적 평가…경영 홀로서기와 해외사업 성공 ‘두 마리 토끼‘ 노려

“중국에서 사업을 해봤더니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해외사업을 둘러싼 두 가지 이슈가 하루 간격으로 터져나왔다. 정 부회장은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 행사장에서 중국 할인점 사업의 실패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에 이마트 1호점을 내고 성공 결과에 따라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할 계획이며 2월에 베트남(1호점)에 공사 진척 상황 등을 보기 위해 직접 갈 예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다음날인 12일, 이마트는 중국 텐진에 진출했던 이마트 4개 점포를 올해 말까지 한꺼번에 폐점한다고 발표했다. 아오청점, 꽝화차오점, 메이쟝점, 홍차오점이 그 대상이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낸 후 매장을 27개까지 늘렸지만, 이번 폐점으로 중국 내 점포는 상하이 8개점, 우시와 쿤산점 등 10개만 남게 됐다. 남아있는 점포도 M&A나 매출 부진 점포 폐점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계속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과감하게 중국사업 실패를 인정하고 즉각적으로 대안을 제시하자, 재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라는 반응이다. 더불어 정 부회장이 진정한 ‘홀로서기’에 나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트남 진출은 이미 4년 전부터 정 부회장이 직접 역점을 두고 진행했던 사업이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중국 실패와 베트남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그룹 전 세대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1996년 삼성에서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후 중국사업을 주도했던 구학서 전 회장은 지난 11월 30일 임원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정 부회장의 경영 스승과 후견인 역할을 했던 구 전 회장의 사퇴로 그는 ‘경영수업 중’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냈다.

베트남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도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은 2013년 전망보고서에서 베트남 유통시장은 연평균 8.5% 이상 성장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베트남 인구 구성이 젊은층 위주여서 잠재력 있는 구매 고객이 많은 것도 매력적이다.

정 회장이 베트남 사업을 주도했던 정 부회장의 매제이자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이마트 부사장의 국내 복귀를 결정한 것도 자신이 직접 베트남 사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 달 호찌민 시로부터 자본금 6000만 달러 규모의 현지 투자를 이미 승인받았고, 3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내년 초 호찌민 고밥 지역 사업부지에 1호점 설립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호찌민공항 인근 떤푸 지역에 2호점을 개설을 위한 부지를 사들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중국사업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베트남 사업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비춰진다”면서 “그룹 내에서의 완벽한 홀로서기와 해외사업 성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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