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내년 초 금융권 임직원 200여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를 내릴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내년 1~2월 중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T ENS 대출사기, 모뉴엘 파산,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사건 등에 대한 징계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근 이들 사건에 대한 검사를 끝내고 결과를 분석 중이다.
금감원은 특히 파산선고를 받은 가전업체 모뉴엘에 돈을 빌려준 10여개 금융기관을 검사하면서 부실심사 사례를 상당수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의 전체 은행권 여신은 6768억원 규모다. 기업은행이 15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1253억원), 수출입(1135억원) 외환(1098억원), 국민(760억원), 농협(753억원), 기타(261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담보가 설정된 대출은 총 3860억 수준이나, 담보가 없어 변제 가능성이 낮은 신용대출도 2908억원에 달한다.
KT ENS의 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에는 하나·국민·농협은행과 13개 저축은행이 부실대출 및 불완전판매에 연루돼 있다. 아직 징계 대상자 분류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100명에 가까운 임직원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1600억원의 손실을 본 하나은행 임직원에 대해서는 대규모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역시 직원들의 불법 계좌 조회로 제재가 예정돼 있다. 금감원은 신한은행이 지난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가까웠던 전·현직 직원과 가족, 고객들의 계좌를 불법 조회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현직 임직원 20여명에 대한 징계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