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리학자들이 빅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르네상스 시대 대표적인 작품인 모나리자에 접목시켜 시대별 변천사를 재현해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와 한양대 응용물리학과 손승우 교수가 중세부터 사실주의 시대까지 1000년에 걸친 서양화 1만여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서양 미술의 변천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물리학 컴퓨터 네트워킹 연구센터’가 보유 중인 디지털 형태의 서양회화 1만여점을 기반으로 명암과 색채 등의 특징을 분석해냈다. 이 과정에서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상관함수가 적용됐다. 상관함수는 서로 다른 두 위치에서 측정한 양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비슷한지를 비교하는 기법이다.
분석 결과 시대에 따라 명암 대비 강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중세에서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낭만주의를 거쳐 19세기 사실주의로 바뀌기까지 그림 내 명암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18세기 신고전주의 화풍에서는 전 시대에 비해 그림 속 물체의 윤곽선이 모호해지기도 했지만 낭만주의로 바뀌면서 다시 뚜렷해지는 변화를 보였다.
아울러 중세에는 색상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았고, 정치·종교적인 이유로 특정 염료를 선호해 색을 혼합하지 않고 덧칠로만 표현했다는 게 연구팀은 설명이다.
정하웅 교수는 “물질세계의 복잡성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예술과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체계적 복잡성 연구는 최근의 이뤄진 것”이라며 “그 복잡성을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가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지난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