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간이식 수술 20년…장기 생존 ‘본격화’

입력 2014-12-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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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조사결과, 10년 이상 생존 ‘87%’

▲(사진=아산병원)
1994년 12월 8일. 생후 9개월의 아기는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화로 인해 간이식이 아니면 살려낼 방법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는 자신의 간 일부를 딸에게 떼어 주겠다고 결정했고, 18시간의 대수술 끝에 국내 첫 생체 간이식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 아이는 지금 21살의 건강한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국내 최초 생체 간이식 20주년을 맞아 1994년부터 최근 20년간 간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 280명의 이식 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1년과 5년 후 생존율이 각각 94.9%, 90.6%로 나타났으며, 10년 이상 생존한 환자도 무려 86.9%인 24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간이식 치료가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본격적 궤도에 올랐음이 입증된 것.

또 10년 생존자 243명의 건강 상태를 살펴본 결과, 재이식은 2건에 그쳤고 신장 기능의 저하를 보인 환자는 7%, 고지혈증 발생은 단 2.5%에 머무는 등 합병증은 극히 낮았다.

재이식 환자 역시 현재 건강하다. 더불어 심리적인 불안정과 심각한 학습장애를 보인 환자는 전혀 없어 이식 후 삶의 질 또한 일반인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0년간 진화를 거듭한 수술 기법과 수술 전후 관리의 향상에 힘입어 현재 생체 간이식 세계 최다 경험(3713례)과 최고 생존율(1년·97%)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나 기대 여명이 50년 이상 남아있는 말기 간질환 소아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의 상승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신 장기이식센터 소장은 “생후 1년 미만의 영아에게 간이식을 시행한다고 하면 부모들이 잘 살 수 있겠냐며 의문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의 소아 간이식 환자 중 현재 20년 생존자는 2명으로 내년이면 4명, 내후년이면 7명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식 후 관리만 잘 하면 2, 30년을 넘어 평생을 살 수 있다. 간이식은 더 이상 생존율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치료법으로 확립되고 있다.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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