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우체국은 살아있다

입력 2014-12-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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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최근 중국에서 개최된 제15차 한국, 중국, 일본의 우편사업국장 회의에 참석하고 왔다. 이번 회의의 주된 의제는 크게 전자상거래 보급 확대에 대한 우체국의 시장 전략과 우편사업의 문화적 저변확대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과 관련해 중국우정공사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시도는 주목할 만한 사례였다. 알리바바가 주로 도시지역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우정공사는 현장에 밝은 마케팅 요원, 그리고 방대한 주소정보 및 우체국은행 결제시스템 등을 묶어 농어촌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온라인 연계(O2O)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우편주식회사의 신년 연하카드 사업도 주목할 만했다. 일본우체국은 매년 12월 15일간 연하카드 배달접수를 받는데, 그 규모가 무려 35억 통에 달한다. 일본의 인구가 우리나라의 2.5배 수준임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연간 통상 우편물량 전체 규모(42억통)에 맞먹는 규모다. 일본의 연하카드는 문필 중심의 일본사회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점도 있겠으나, 일본우체국이 매달 25일을 편지쓰기의 날로 지정하고, 편지쓰기 캠페인을 오랫동안 전개해 온 것도 크게 이바지했다. 요즘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연간 1억통 내외로 편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국내와 상반된 현실이다.

필자는 이러한 한중일 우편사업국장 회의 결과를 되돌아보면서 2가지 교훈을 새기고 싶다. 하나는 종래 IT와 관련해 우리사회에서 ‘Global Information Superhighway’ 개념을 중시해 왔다면, 앞으로는 ‘Global Logistics Superhighway’ 개념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최근 주류 문화인 디지털 문화 못지않게 인간 감성의 원천이 되는 아날로그 문화의 발전에도 우리 사회가 지속적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모두 우체국의 중요한 미션이고 앞으로의 과제임은 물론이다. 이번 연말연시에는 많은 국민들이 우체국에 들러 정성으로 꼼꼼히 손으로 쓴 연하카드를 보내는 모습을 어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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