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바이두는 각 국가의 검색 시장에서 오랜 기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오면서, 해외 검색엔진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구글,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기웃거리다 결국 철수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네이버와 바이두는 태어난 시점도 비슷하다. 네이버는 1999년 6월 설립된 이후 10여년 만에 시가총액 24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바이두는 그 이듬해인 2000년에 설립돼 구글, 야후와 함께 세계 3대 검색엔진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은 명확하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한 네이버와 달리, 바이두는 혁신적인 글로벌 성장과 과감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네이버에게 위협 요인이기도 하다.
국내 포털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듯, 네이버 역시 그간 국내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해오며 이렇다 할 혁신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동반성장에 앞장서는 대기업의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중소기업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물론 라인 등 메신저 사업으로 해외진출에 시동을 걸었지만, 그 역사가 짧을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반면 바이두는 2008년부터 아예 글로벌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해외에 연구개발 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일본, 브라질, 싱가포르 등에 센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곧 바이두가 해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넷애플리케이션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바이두는 구글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검색엔진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16.49%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두는 게다가 검색포털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를 실천하고 있다. 스마트 젓가락, 컴퓨터뇌, 웨어러블, 무인자동차 분야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과감한 투자 역시 해외시장 선점을 위한 수순이다. 지난 3분기 바이두의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액은 약 3166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에 대한 지분 투자도 결정했다. 바이두의 총투자액은 약 6억 달러(약 661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 같은 바이두의 노력은 고스란히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바이두의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두의 7월부터 9월까지의 총매출은 약 2조3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나 성장했다. 이는 네이버의 3분기 매출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결과적으로 최근 몇 년간 네이버는 성장이 주춤했다면, 바이두는 고공 성장을 한 셈이다.
R&D 혁신, 과감한 해외 투자 등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국내 인터넷 규제가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맞는 말이지만, 해외 시장이 어쩌면 더욱 빠른 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