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족위-반올림, 2개월여 만에 직업병 대화 재개

입력 2014-12-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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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위 “내년 3월 내 협상 타결 바란다”

삼성전자의 직업병 보상 협상이 두 달여 만에 재개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등은 18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10차 대화를 진행했다. 세 주체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0월 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9차 대화 이후 71일 만이다.

협상 시작 전 가족위는 기자들과 만나 “반올림이 늦게나마 조정위원회의 조정에 참여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이번 조정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피해자와 유가족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은 앞으로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로 피해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것과 반올림은 반올림이 지금까지 피해자들을 도와서 활동했던 것처럼 조정위 안에서도 피해자들의 협력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에 좋은 결과로 함께 했으면 한다”면서 “내년 설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올림 측 교섭단장 황상기 씨는 "조정위원회에서 재발방지와 사과, 보상 등을 모두 논의할 수 있다고 해서 다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올림의 조정 참여는 직업병 보상을 중재하는 조정위원회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올림은 이달 초 협상을 중재할 조정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서 대화에 다시 참여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이달 2일 직업병 보상 협상을 조정할 조정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조정위원회는 김지형(전 대법관) 조정위원장과 정강자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 등 조정위원 2인 등 총 세 명으로 구성됐다.

반올림은 지난 15일 “이달 9일 조정위원회로부터 ‘조정위원회 운영방향에 대한 조정위원회의 입장’이라는 문서를 통해 독자적인 주체로서 조정에 참여해 줄 것을 권유받았다”며 “조정위원회가 공문을 통해 이 문제가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사안’이고, 기존 교섭의 연장선에서 신속한 보상 및 사과뿐 아니라 ‘항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종합대책 방안’을 동시에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협상 참여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가족들의 아픔을 최소화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들과 뜻을 같이 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위 운영과 관련한 룰을 마련했고, 조정위원장이 문의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회사 측 입장을 밝히고 공정하게 조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협상 재개에 따른 상견례 성격이 강한 만큼 안건에 대한 논의보다 회의 일정 및 형식 등과 관련한 의견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직업병 보상 협상은 지난 10월 3일 열린 7차 대화부터 삼성전자와 선보상안을 수용한 가족위 및 나머지 피해자 가족 2명 등 세 개의 협상 채널로 나뉘어 진행됐다. 가족위는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받아들인 김은경, 송창호, 유영종, 이선원, 정애정, 정희수씨 등 6명으로 구성됐고,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씨 등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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