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술까지 마시면 출산 후 아이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1.6배가량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팀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1만9천940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ADHD 증상과 임신기 엄마의 흡연, 간접흡연, 음주 노출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아동 중 ADHD 증상은 8.9%였다. 성별로는 남자 아이가 12.1%로 여자 아이의 5.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조사 대상 아동의 엄마 중 73%는 임신 중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임신 중 음주 경험은 12%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엄마가 임신 중 직접 흡연을 할 경우 자녀에게 ADHD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또 임신 중 직접 흡연을 하지 않고 간접흡연에만 노출된 경우에는 자녀가 ADHD 증상을 나타낼 위험이 1.2배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간접흡연에다 술까지 마셨을 경우에는 이런 위험이 1.6배까지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임신 중 간접흡연 노출과 음주가 자녀의 ADHD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역학적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호장 교수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ADHD 증상이 늘어나는 데는 간접흡연과 음주도 중요한 위험요인 중 하나"라며 "특히 우리나라 남성들이 처음으로 아빠가 되는 30대에 흡연율이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하면 임신 중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