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중문화 결산] 도서정가제 ‘찬바람’… 미디어셀러 ‘신바람’

입력 2014-12-1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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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률 15% 제한’ 제휴카드 할인 등 규제 빠져 허점…‘100세 노인’ ‘미생’ 등 밀리언셀러 등극

2014년 출판계는 크고 작은 이슈들로 뜨거웠던 해였다. 단연 올 한해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는 ‘도서정가제’다. 11월 21일부터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신간, 구간 상관없이 모두 최대 15%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예외 항목이던 실용서와 초등 참고서도 할인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도서정가제 시행 후 출판사들은 독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생산단가를 낮춰 보급판과 페이퍼백을 출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할인율을 15%로 제한했음에도 여전히 온라인 서점에서는 제휴카드 할인, 무료배송 등에 대한 규제가 15%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제도의 허점들은 아직도 도서정가제 정착을 위한 선결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베스트셀러의 동향은 ‘미디어셀러’였다. 8일 예스24가 발표한 올해 베스트셀러(1∼11월 통계)에 따르면 1위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주인공이 됐다. 해당 책은 6월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면서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2위는 현재 tvN 금토드라마 ‘미생’으로 방영 중인 드라마의 원작 윤태호 만화 ‘미생’이 올라왔다. ‘미생’ 역시 드라마 방송 직후 판매가 급속도로 늘어 방송 일주일 만에 100만부 반열에 올랐다. 그후 한 달여 만에 200만부를 돌파했다. 3위는 올 초 방영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도민준(김수현)이 읽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케이트 디카밀로의 ‘애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차지했다.

또한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권의 분야별 분포를 살펴보면 해외문학의 강세가 크게 눈에 띄었다. 소설의 영화화와 인기 작가들의 신간 출간, 노벨문학상 수상 등의 이슈들에 힘입어 베스트셀러 100위권 내 해외문학 분야 도서가 지난해 15권에서 올해 5권 증가한 20권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문학 작품은 지난해 16권에서 올해 4권 감소한 12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출판계의 가장 큰 특징은 40대 독자들의 도서 구매가 활발했다는 점이다. 예스24는 올해 독서동향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최다 책 구매 연령층이 30대에서 40대로 옮겨갔다는 것을 꼽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통계에 따르면 30대 여성이 24.3%, 30대 전체가 36.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점했다. 그러나 올해는 40대 여성이 25.2%, 40대 전체가 39.7%로 가장 높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우려가 수치로 확인된 시기였다. 10월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04년·2014년 10개 국립대 도서관 대출 현황’에 따르면, 10개 대학의 2004년 도서대출 건수는 4만1765건이었으나 올해는 1만6177건으로 61% 감소했다.

올해에도 출판계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일어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인기 자기계발서를 출판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쌤앤파커스는 9월 박시형 대표가 회사 간부의 수습 여사원 성추행 의혹을 묵살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성추행 논란의 여파로 쌤앤파커스는 지난 11월 회사를 매각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또한 판권에 대한 문제도 눈길을 끌었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 판권이 김영사에서 와이즈베리로 넘어가면서 두 출판사는 감정 싸움을 벌였다. 김영사는 계약 연장을 위해 선인세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를 준비했지만 더 높은 액수를 제안한 와이즈베리가 판권을 따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샌델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판사를 이동하게 된 것은 경제적 선택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저자와 출판사 간의 신뢰다. 그 이유로 출판사를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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