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인 순훙카이 그룹의 토머스 쿽(62) 공동회장에게 유죄를 판결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법원의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지난 5일간 토의를 한 끝에 쿽 회장에게 부패 혐의를 적용한 유죄 평결에 합의했다. 또 회장과 함께 기소된 라파엘 후이(66) 전 정무사장과 다른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유죄 평결을 내렸다. 그러나 쿽 회장의 동생 레이먼드 쿽(61) 회장은 무죄 평결을 받았다. 홍콩 부패 방지기관인 염정공서(ICAC)는 지난 2012년 7월 토머스 쿽 회장 등 5명을 수뢰방지 조례 위반 혐의로 공식 기소했다.
홍콩의 최대 부동산 재벌과 고위 관리 간의 정경 유착 사건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순훙카이 그룹의 특별고문을 지낸 후이 전 정무사장은 ICAC가 기소한 사람 중 역대 최고 고위급 인물이다.
이번 사건은 ICAC 설립 이래 최대 뇌물 사건으로 꼽히고 있었고 쿽 형제는 후이가 정무사장으로 재직한 2005~06년 뇌물을 대가로 토지 매각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를 받았다.
이 부패스캔들은 순훙카이 그룹의 재산분쟁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렸다. 1963년 회사를 공동으로 창업한 부친 쿽탁셍이 1990년 사망하자 장남 월터 쿽이 회장직을 승계했으나 토머스와 레이먼드가 지난 2008년 월터 쿽을 회장직에서 내쫓고 순훙카이 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했다. 그러자 월터는 두 동생이 자신이 추진했던 부동산 발주계약을 막고 회사 비리조사를 방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회사 비리 관련 자료를 ICAC에 제공했다. 이 자료에서 후이 전 정무사장 관련 비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순훙카이 그룹의 재산분쟁과 함께 렁춘잉(60) 행정장관이 선거운동 기간 홍콩 기업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도 제기되고 있다.